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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한 통합 기숙형 학교인 인천한누리학교의 다문화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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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뻥선티비 2014. 11. 24.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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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6시 인천 남동구 논현고잔로 공립 인천한누리학교(교장 박형식) 강당. 이 학교 학생들이 ‘소외된 이웃을 위한 초청 잔치’ 무대에 올라 그동안 갈고닦은 노래와 악기 연주, 태권도 솜씨를 뽐냈다. 다른 학교와 다른 점은 학생들이 대부분 외국인 내지 외국계라는 것이었다.  


 한국가요로 무대를 장식한 4인조 밴드 ‘한누리 아이들’은 러시아 중국 중동 국적이거나 혈통이었다. 태권도 품새를 선보이기 위해 무대에 오른 16명도 러시아 중국 우즈베키스탄 에티오피아 계 학생들이었다. 러시아계 남녀 학생은 ‘백학’이라는 제목의 노래와 안무를 선보였고, 사회도 러시아인과 중국인 남녀가 공동으로 맡았다. 400여 관객들은 박수와 웃음으로 호응하며 다국적 학생들의 공연을 즐겼다. 


 인천한누리학교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한 통합 기숙형 학교로 지난해 3월 문을 열었다. 국내 다문화 학교로서는 유일하게 초·중·고 과정을 모두 운영하며 일반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한 전국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탁받아 교육한다. 현재 21개국의 다문화 가정 학생 150여명이 공부하고 있다.


 공립학교지만 인천 주안장로교회(주승중 목사), 소련선교회(이사장 최복규 목사) 등이 진로 코칭과 멘토링, 문화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섬기고 궁극적으로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다. 이날 잔치도 인천한누리학교와 주안장로교회, 소련선교회가 공동 주관했다. 사회를 본 중국인 여성은 이 학교 기숙사 생활지도사인 진예란씨, 러시아인 남성은 주안장로교회에서 외국인선교회를 맡고 있는 예브게니 목사였다. 


 관객 중에는 중국과 러시아 등에 살다 귀국한 동포들과 다문화 가정 학부모들이 많았다. 유춘자(71) 할머니는 “2007년 사할린에서 귀국해 인천에 살고 있다”면서 “러시아에 두고 온 손주들의 재롱을 보는 것 같아 즐겁다”고 말했다. 이 학교 초등3학년 과정에 다니는 아들을 둔 강호규(46)씨는 “학교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면서 “이곳에 있는 모든 아이가 내 아이와 같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라는 데 큰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일반 학교에서 한국어가 서툴러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수업을 알아듣지 못해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왕따’가 되기도 한다. 인천 J중학교를 다니다 이곳에 왔다는 강모(14)군도 한국어가 서툴러 친구를 사귈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인천한누리학교는 이런 아이들을 위해 체계적인 한국어 강좌를 마련하고 한국어가 가능한 중국 러시아 몽골 일본인 등을 교사로 채용해 수업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 송내중앙감리교회 권사인 박형식 교장은 “기숙사비, 식비 등을 고려해도 전체 비용이 일반 학교에 다닐 때와 큰 차이가 없다”며 “이 학교가 널리 알려져 일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032-442-2102).  전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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