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사태 악화,중동권 선교 암운… 기독교―이슬람교 대결양상 선교사 안전 위협
[국민일보]|2006-07-18|21면 |05판 |문화 |뉴스 |1003자
레바논 사태가 악화됨에 따라 중동권 선교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전쟁이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대결로 비춰지면서 기독교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고 선교사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해당지역 선교사들의 일시적 철수와 각종 단체에서 준비중인 단기선교의 중단도 불가피해졌다.
아세아연합신학대 중동선교연구원 김동일 교수는 “이슬람권에서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기독교의 공격으로 생각해 기독교에 대한 좋지않은 감정을 갖게 마련”이라며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할 때 묵인하던 분위기부터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레바논뿐만 아니라 아랍권의 모든 사회에서 선교사들이 크고 작은 테러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선교사들의 안전을 위해 주변국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각종 선교단체와 교회가 여름철마다 준비해오던 중동 단기선교도 레바논사태가 장기화되면 전면적으로 중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 레바논에의 출입은 전면 통제된 상태다. 조지 레바논CCC 대표는 한 선교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이 레바논 전국으로 확대되었으며,지금은 육해공 모든 교통이 봉쇄돼 레바논 출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메일을 쓰는 중에도 수도인 베이루트와 인근 조니시의 항구에 대한 로켓 폭발음이 계속 들릴 정도”라며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한편 선교사들은 이번 사태가 시리아와 이란도 가세하는 전면전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지역에서 선교하다 일시 귀국한 한 선교사는 “아랍 국가들의 단결 여력이 없는데다 요르단,이집트 등이 오랫동안 자국이익을 위해 친이스라엘 정책을 추진해와 전면전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바논은 중동 국가 중 유일하게 합법적인 전도 활동이 보장된 나라다. 1990년대 초까지 내전상황 속에서도 유명 관광지로 많은 외국인들의 왕래가 있었고 레바논CCC 등은 캠퍼스와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사역을 전개해왔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