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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유럽’ 대표 임재훈 목사 “유럽교회가 쇠퇴? 여전히 건재합니다”


유럽교회가 영적으로 크게 쇠퇴해 교회가 이슬람 사원이나 술집으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그래서 유럽을 재복음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왔다.

하지만 유럽교회 회복을 위한 선교단체 ‘미션유럽’의 대표 임재훈(50) 목사는 “이는 유럽교회를 잘 몰라서 하는 이야기”라며 “유럽교회는 외적 생동감은 없어도 여전히 건재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의 재복음화’보다 ‘유럽교회의 회복’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유럽교회, 특히 유럽 개신교를 대표하는 독일교회에 대해 잘 아는 위치에 있다. 독일의 칼스루에와 슈투트가르트 두 곳에서 벧엘교회와 제자교회를 개척했으며 현지 독일교회의 노회 격인 ‘바덴주교회’와 8년째 협력하고 있다. 그는 바덴주교회의 국제교회협의회의 회장단 4인 중 아시아 대표를 맡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으로 최근 교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임 목사는 유럽교회의 공동화는 과장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방문객들이 주로 평일에 교회를 찾다 보니 교회에 교인이 없다고 생각해요. 또 한국인 목회자들이 현지에서 목회를 하지만 주로 한인 목회여서 유럽교회의 속사정을 아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에요.”

그는 유럽교회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럽은 일단 가톨릭이 대세다. 개신교 국가는 독일, 스칸디나비아 각국, 네덜란드, 스위스, 영국 정도다. 종교개혁이 일어난 독일도 개신교와 가톨릭 인구가 반반이다. 독일의 전체 인구는 8500만명이고 그 가운데 가톨릭과 개신교 성도는 각각 2400만명이다.

또 독일에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교회가 있다. 독일 개신교인들은 매달 종교세(3.5∼5.5%)를 내고 정부는 이를 교회에 준다. 독일에서는 신학생들의 신학공부 학비도 정부가 댄다. 목회자는 준공무원 신분이다.

임 목사는 “유럽교회가 영적으로 침체해 있지만 본래 개신교의 교세가 가톨릭보다 적어 현상만으로 논하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교인 수로 따지면 유럽교회의 영적 잠재력은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이 영적 잠재력을 깨우려는 노력이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독일 목회자들, 독일교회의 리더들은 교회 회복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며 이들은 유럽에 있는 외국인 교회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바덴주교회의 국제교회협의회는 외국인 교회로부터 영적인 도움을 받기 위해 만들어졌다. 임 목사는 이들에게 한국교회의 새벽기도회를 소개하고 각종 신학 콘퍼런스에 참여해 한국교회의 목회 방향, 선교정책 등을 들려줬다.

임 목사는 “1960∼70년대 3D 기피 업종에 고용된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외국인 교회가 들어온 것은 유럽교회를 회복시키려는 하나님의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현지 교회와 외국인 교회가 협력해 유럽교회의 미래, 개신교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중이라면서 “이 미래는 영적으로 길을 잃고 방황하는 한국교회의 미래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임 목사는 독일과 한국에서 서양미술사 강연도 한다. 유럽 곳곳에 있는 교회건축, 조각, 회화 등 미술작품을 보고 2001년부터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재작년부터 10여회 강연했다. 이번 방한 기간에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국립예술단체연합회 초청으로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서양미술사 특강도 했다.

그는 프랑스 랭스대성딩에 있는 조각상 ‘미소 짓는 천사’의 사진을 보여주며 유럽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천사의 미소는 로마제국시대에 순교하며 복음을 전한 데 대한 감사와 만족의 표시입니다. 이 미소는 지금 유럽교회 회복을 위해 협력하는 현지 교회와 외국인 교회를 향하고 있습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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