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와 지적 장애 등을 가진 발달장애인들이 성탄절을 맞아 1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 CTS아트홀에서 ‘사랑의 음악회’를 열었다. 음악회는 ㈔국제장애인문화교류협회(국장협·이사장 최공열 장로)가 운영하는 장애인문화예술학교 학생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문화예술 활동을 사람들 앞에 선보이는 정기연주회다.
이들은 객석과 상관없이 스스로 무대를 즐겼고 객석도 이들의 실력과 상관없이 호응하고 박수로 격려했다. 첫 무대는 전북 완주학교의 ‘웃다리사물놀이’팀이 장식했다. 이들은 북과 장구로 ‘임실필봉농악’을 연주했다. 박자를 놓친 한 학생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다시 연주에 합류했다. 하지만 본인도 동료도 관객도 개의치 않았다. 학생들은 마냥 즐거운 표정으로 연주하고 관객들은 흐뭇한 미소로 지켜봤다.
경기도 용인 예빛학교의 난타팀은 ‘독도는 우리땅’을 연주했다. 이들은 노래에 맞춰 힘있게 북을 쳤고 태극기를 흔들며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강조했다. 전북 정읍학교의 밴드는 분위기를 돋웠다. 이들은 ‘나성에 가면’ ‘개구쟁이’ 등 빠른 곡들을 연속해서 불렀다. 미리 공지한 2곡이 끝나자 한 싱어가 “앵콜 안 해요?”라고 물었다. 객석은 금세 웃음바다가 됐다.
클라이맥스는 인천 참빛학교의 난타와 서울학교의 창작무용 공연이었다. 참빛학교 학생 20여명은 경쾌하고 빠른 연주로 객석을 압도했다. 또 서울학교의 하늘나무 무용단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자연숲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새 소리와 음악이 어우러진 곡에 맞춰 춤을 췄다.
이후에는 클래식 무대가 이어졌다. 경기도 강화학교의 강화앙상블이 ‘나뭇잎배’ ‘타이거 인 더 나잇’ 등을, 서울학교의 체임버 앙상블이 ‘장식하세’ ‘아리랑 환상곡’ 등을 연주했다.
서울예빛학교에서 핸드벨을 가르쳐온 발달장애인 고지혜(34·여)씨는 “아이들이 7년간 연습한 무대”라며 “저곳에 서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큰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말했다. 최공열 이사장은 “장애인이 문화예술을 통해 스스로 삶을 표현하고, 기쁨을 나누는 자리”라며 “장애인들끼리 혹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소통하는 장”이라고 강조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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