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2006-06-27|28면 |05판 |문화 |뉴스 |1595자
“허허.이 늙은 나이에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다 입어 보고…사람들이 다 웃겠네.”
지난 23일 오후8시 서울 화곡 2동 성석교회(최학곤 목사)의 부부행복학교 앙코르 결혼식장. 식장으로 가기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한 50대 부부는 머쓱한 표정으로 웃음을 나눴다. 하지만 그런 표정도 잠시,6쌍의 부부들과 함께 신랑·신부 입장을 기다리는 그들은 얼굴은 사뭇 진지해졌다. 행복한 가정으로의 길을 모색하고 신앙 안에서 가정이 새롭게 변화됐음을 선포하는 부부행복학교의 수료식이기 때문이다.
“모든 생활의 중심을 가족에게 두고 서로 의논해 믿음의 가정을 이루겠다”“행복학교에서 배웠던 것을 교훈삼아 남편을 앞서가지 않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사랑하지만 표현법을 몰라서,나만큼 잘하는 배우자 없다는 자만심이 앞서서 상처주고 상처 받던 아내와 남편들은 혼인서약 갱신서를 읽으면서 미안함과 감사함으로 눈물을 글썽거렸다.
수료생 송면섭 집사는 “아내와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가정을 꾸려가야 하는가를 배웠다”며 “남편으로서 혈기를 세우지 않고 예수님의 심장을 가지고 아내를 더 사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축하객으로 참석한 수료생 윤영수 유현숙 부부의 아들 윤성도씨는 “신앙심이 깊지 않던 아버지가 이 학교를 다닌 후부터 독실한 크리스천이 되셨다”며 “어머니는 그 점을 가장 감사한다”고 말했다. 또 김남수 유영래 부부의 자녀 김유나 양은 “부부학교를 통해 변화되는 모습을 옆에서 생생히 지켜볼 수 있었다”며 “다른 부모보다 잘해 주는 것이 없어 미안하다고 늘 말씀하시지만 서로 사랑하는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지 모른다”는 편지를 읽으며 울먹였다.
수료생 이훈갑 집사의 간증은 결혼식에 참석한 이들에게 큰 은혜가 됐다. 장남으로 태어나 남에게 구속받는 것을 싫어했던 이 집사는 아내의 간섭을 피해 친구와의 만남을 더 즐거워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2000년 9월 갑자기 몸에 열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실어증에다 기억상실증이 왔고 청력을 잃었다고 했다. 그는 “시편 39편을 통해 눈물로 회개할 때 하나님께서 병도 고치시고 새사람으로 만들어 주셨다”면서 “부부행복학교까지 예비하셔서 예수님을 가정의 중심으로 모시게 하셨다”고 말했다. 특히 힘들 때나 즐거울 때나 함께 해 준 아내(박민자 집사)에게 “고맙고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성석교회는 2002년부터 부부행복학교를 시작했다. 가정이 회복돼야 교회가 회복되고 나아가 사회가 회복될 수 있다는 인식 아래 5개월간 주일 저녁마다 모여 행복한 가정만들기의 터닝포인트를 제공했다.
기수마다 7쌍의 부부들이 참여한다. 첫 주는 연애시절과 신혼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둘째 주부터는 성경이 말하는 남편과 아내의 역할,자녀교육,성생활,경제문제 등을 교육하고 마지막 주엔 성경적 부부의 모델을 제시한다. 성경을 통해 마리아와 요셉,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를 공부한다. 연애편지 쓰기 등 매 시간마다 과제를 주고 반드시 실천하게 하고 끝으로 앙코르 결혼식을 연다.
부부행복학교를 인도하고 있는 안정은 목사는 “가정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전체 교회의 10%도 안된다”며 “목회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으로 많은 부부가 건강한 가정으로 다시 세워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내가 쓴 기사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축복송은 뱃속 아기에 최고 선물… 사랑의 소리태교연구소 성품태교 음악 CD (0) | 2012.12.20 |
---|---|
결혼사역자 아카데미 개최/리라이트 (0) | 2012.12.20 |
“신앙선배 뜻 이어 교회일치 앞장”… 산정현교회 설립 100년 (0) | 2012.12.19 |
[역경의 열매] 재난 전문의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김동수 교수 (11) (0) | 2012.12.19 |
올 여름 믿음의 일꾼에게 더 큰 영성을… 각종 수련회·캠프 잇달아 (0) | 2012.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