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선 블로그
국민일보 종교국 기자입니다.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를 거쳤습니다. 뻥선 티비, 뻥선 포토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독미혼남녀 교회서 중매 선다… 교회연합 만남 행사 등 프로그램 다양

[국민일보]|2006-06-16|29면 |05판 |문화 |뉴스 |1114자

서울 화곡2동 화동교회(담임 최덕운 목사) 김창하 교육담당 목사는 요즘 나이가 많은 미혼 청년부원들 때문에 걱정이다. 결혼이 늦어지면 교회에 나오지 않거나 교회를 옮기는 경우가 적잖다. 또 나이 때문에 청년부에 남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장년부로 갈 수도 없기 때문이다.


결혼을 앞둔 당사자들도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다. 안산의 모 교회 김숙경(30)씨는 “회사와 교회,일부 동아리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기회가 거의 없다”며 “선을 보거나 결혼정보업체에 의뢰하는 것은 비용 때문에 꺼려진다”고 말했다. 거기에 “크리스천을 만나려고 하면 선택의 폭은 더 줄어들게 된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 교계는 크리스천 미혼 남녀의 만남 행사를 점차 늘리고 있다. 가정사역단체에서 크리스천 미혼 남녀가 만날 수 있도록 워크숍이나 세미나를 여는가 하면 개교회도 서로 연합해 만남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 같은 교회 내에서 교제하는 것이 제한적이고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다른 교회와 함께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다음달 14∼15일 서울 남산유스호스텔에서 ‘싱글축제’를 진행하는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추부길 목사는 “청년부의 많은 싱글들에게 이성 교제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한 사람이 100여명의 이성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 5월 크리스천 미혼 남녀 50쌍을 대상으로 관련 워크숍을 개최한 하이패밀리 김향숙 공동대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잔디에 누워 글자 만들기 등의 과제를 수행하면서 서로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교회가 연합해 교제 기회를 만드는 서울 흑석동 제일감리교회 고수철 감독은 4개월째 매월 20여명이 모여 자연스러운 만남을 갖고 있다며 현재 2∼3쌍이 교제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흡족해 했다. 더 많은 교회가 참여하면 더 좋은 결실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을부터 교제의 폭을 넓힐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라는 화동교회 김창하 교육담당 목사는 “청년부의 80%가 교회가 나서는 데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선보러 가서 2차로 맥주 마시러 가는 것보다 백 번 낫다고 말하는 청년도 있었다”고 전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Comments,     Trackba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