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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면 친정 오지 말라고 했지만 장 봐놓고 기다리는 마음 알까요?”… 방순원 장로 부부 설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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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뻥선티비 2016. 2. 1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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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시 영등동의 한 아파트. 거실 벽면에 대형 사진 액자가 걸려 있었다. 사진 속에는 익산 사랑의동산교회 방순원(74) 장로와 정성자(67) 권사를 중심으로 세 딸 내외와 그들의 자녀들, 막내딸이 밝게 웃고 있었다. 방 장로는 “사진 속 초등학교 5∼6학년밖에 안돼 보이는 큰 손주가 벌써 고등학생이 됐다”고 말했다.


차를 한잔 내놓자마자 딸 자랑, 사위 자랑이 이어졌다. “하나님께 아들 같은 사위를 달라고 기도했는데 아들보다 나아요.”(방 장로) “사위들이 ‘장인어른’ ‘장모님’이라고 부르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했어요. 저는 ‘어머니’라고 불리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다들 ‘어머니, 어머니…’, ‘아버지, 아버지…’라고 부르는 거예요.”(정 권사)


정 권사는 “우리 딸들이 그렇게 부르라고 시킬 리가 없는데 알아서 그렇게 부르니 얼마나 마음이 예쁜지 모르겠어요”라며 흐뭇해했다.  


방 장로의 첫째와 넷째 딸은 익산에 산다. 첫째 사위는 익산 ‘온누리아동병원’ 원장이고 지난해 결혼한 넷째 사위는 방 장로의 회사 직원이다. 둘째 사위는 김제에서 ‘제일신경정신과의원’을 운영하고 셋째 사위는 서울 광염교회(조현삼 목사) 교육담당 강성운 목사다.  


방 장로 부부의 마음은 명절을 맞아 집에 올 자녀들 생각으로 설레어 보였다. 하지만 명절을 앞둔 집답지 않게 주방이 깨끗했다. 음식재료들도 눈에 띄지 않았다. 정 권사는 “딸들에게 시간이 안 되면 친정에 오지 말고 시댁만 다녀오라고 했다”며 “시부모에게 잘하면 된다고 늘 가르쳐서 별로 준비한 게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방 장로는 “말은 그렇게 해도 이것저것 사다가 벌써 냉장고에 넣어뒀다”며 웃었다. 


방 장로는 자동차와 농기계의 각종 스위치, 센서 등을 만드는 전자부품업체 ㈜기원전자의 대표이사다. 1986년 부도 직전인 회사를 인수해 연 매출 60억원의 건실한 기업으로 키워냈다. 직원들은 모두 크리스천이다.


익산시 장로회장을 지낸 그는 정확히 회사 순익의 10%를 십일조로 드린다. 이밖에도 교회에 필요한 재정이라면 주저하지 않는 것으로 지역 교계에 정평이 나있다. 그는 39세 때 월간 ‘신앙계’를 통해 큰 은혜를 받은 후 새벽기도를 거의 빠지지 않았고, 지금까지 성경을 43번 읽었다. 정 권사는 “남편은 성경책을 아예 끼고 산다”고 말했다. 


자수성가한 사람은 가정에서 가부장적이기 쉽다. 하지만 방 장로는 이런 편견을 깨뜨렸다. 방 장로는 주방에 있는 정 권사를 불러 옆에 앉게 하더니 이야기하는 내내 손을 잡고 있었다. 그는 아침마다 먼저 일어나 정 권사의 손과 발을 주물러서 깨운다고 했다. 


정 권사는 “젊어서 남편이 돕지 않았다면 딸 4명을 이렇게 키우진 못했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방 장로는 “우리 딸들이 엄마를 닮았다”며 “화목한 가정을 주신 하나님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익산=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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