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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쿡] 밤엔 닫는 교회, 기도하고 싶어도 기도할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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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뻥선티비 2016. 3. 1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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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퇴근길에 집 근처의 한 교회를 찾았습니다. 이런저런 고민이 있었고 이를 하나님 앞에 내려놓고 위로받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예배당 입구 문에 ‘닫혔음’이라는 푯말이 걸려 있었습니다. 

 

혹시나 싶어 그 다음 날 같은 교회를 갔습니다. 오후 10시가 안 됐을 것입니다. 다행이 닫혔다는 푯말은 없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관리사무소에서 한 분이 뛰어 오시더니 “어디 가느냐”고 묻습니다. “기도하러 왔다”고 하자 곧 문을 닫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주변 교회에도 들렀지만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만의 특별한 경험인가 하여 지인 등에게 물었습니다. ‘문닫은 예배당’은 한국교회의 일반적 현상이라고 하더군요.  


굳이 예배당에 가서 기도해야 하느냐고 하신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 하나님이 무소부재하시니 아무 데서나 하나님과 이야기를 나누면 됩니다. 하지만 가끔은 집중해서 기도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큰 소리로 눈물 흘리며 매달리고 싶은 그런 날 말입니다. 


그런 날엔 기도원에 가라고 하신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 실제 많은 이들이 그렇게 합니다. 그런데 기도원은 작정을 해야 갈 수 있습니다. 퇴근길에, 집에서 아이 재우고 기도하고 싶을 때는 근처 교회에 가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에 이 소식을 전했더니 ‘(그런 교회) 엄청 많아요’라는 댓글이 달립니다. ‘다 그래요’라는 댓글도 보입니다. 한 페이스북 친구는 “기도하러 근처 교회를 찾았는데 예배당 안쪽에서 어떤 분이 문고리를 잡고 안에 아무도 없으니 그냥 가라고 하더라”고 했습니다. 


저녁에 예배당 문을 닫는 이유는 많습니다. 도난, 방화, 화재의 위험이 있습니다. 또 비행 청소년, 노숙인들이 예배당에 들어올까 봐 문을 잠근다고도 합니다. 특히 새 성전의 경우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 대안으로 교회의 일부 공간, 소예배당 등만 열어놓는 곳도 있습니다. 그것도 여의치 않은 교회가 많을 줄 압니다. 딱 꼬집어서 제시할 대안은 없습니다. 다만 교회는 기도의 집이므로 성도는 기도하고 싶을 때 교회를 찾는다는 것입니다. 기도하러 예배당을 찾았는데 교회 문이 굳게 잠겨있다? 대안을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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