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선 기자의 뻥선 블로그
종합일간지 국민일보 기자입니다.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를 거쳐 종교국에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뻥선 티비', 사진 블로그 '뻥선 포토'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9월 발행 새찬송가 판권경쟁 본격화… 서회·예장 두곳서 독점

[국민일보]|2006-08-10|26면 |05판 |문화 |뉴스 |1096자

대한기독교서회(사장 정지강 목사·이하 서회)가 예장출판사(사장 하태초 장로·이하 예장)와 함께 두 곳만 21세기 찬송가를 판매하겠다고 분명히 밝힘에 따라 새 찬송가의 판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서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21세기 찬송가는 통일찬송가 발행 당시의 정신을 살려,공회가 지정한 두 기관(서회,예장)에서만 발행해야 한다”며 “상품으로 전락한 찬송가의 권위를 다시 거룩한 책으로 되돌려 놔야 할것”이라고 밝혔다. 서회측은 21세기 찬송가의 판권은 서회와 예장 두 곳에서 갖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의 찬송가는 100여년 전 ‘찬미가’에서 시작해 합동,개편,새찬송가가 한꺼번에 발행되다 현재의 통일찬송가로 이어져 오고 있다. 1983년께 합쳐진 이 통일찬송가는 찬미가부터 합동찬송가·개편찬송가를 출판해 오던 서회와 생명의 말씀사가 발행했다. 이후 통일찬송가를 만든 찬송가위원회와 새찬송가위원회 중 새찬송가위원회가 1967년께 예장출판사의 전신 ‘연합서원’을 세워 찬송가를 발행했다.


하지만 일반 출판사들은 “두 출판사의 출판권 독점은 부당행위”라면서 “약 15년간 찬송가 인세의 80% 이상을 제공한 기존 출판사에도 출판권을 줘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찬송가공회측은 “서회와 예장 두 출판사에 판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 출판사들에도 판매를 할 수 있도록 반제품 형태로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일반 출판사들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새 찬송가와 관련,현재 통일 찬송가와의 일정 기간 동시 발행 여부도 도마 위에 놓여 있다. 공회는 “통일찬송가는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만 팔고 추가 발행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10여 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든 새 찬송가가 조기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일반 출판사들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교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최근 성경 개정으로 260만부 이상의 개역 개정판을 교회들이 구입했다”며 “반강제적으로 새로 사야 한다면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클 것”이라는 밝혔다.


21세기 찬송가는 내달 중 나올 것으로 예정돼 있다. 따라서 이 판권 논란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Comments,     Trackba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