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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종교국 기자입니다.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를 거쳤습니다. 뻥선 티비, 뻥선 포토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청주 떡집 (오창 떡집) 예닮의 청년 사업가 전현수 대표입니다.


청주 떡집 (오창 떡집) 예닮의 청년 사업가 전현수 대표입니다. 제 동생입니다.

전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고 9년동안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습니다. 5급도 아니고 7급도 아니고 9급을 9년간 준비했습니다. 9급을 무시해서가 아닙니다.

동생이 처음 9급을 준비할때만해도 집중해서 공부했다면 합격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본인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집중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횟수를 거듭했고 경쟁률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내려놓지 못했습니다. 합격과 불합격이 근소한 차이였습니다. 조금만 하면 될 것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한해, 두해가 갔습니다. 3년이 가고 4년이 갔습니다.


지원하는 곳도 여러 번 바꿨습니다. 시험과목이 중복된다면 확률을 높이야 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제게 물어볼때마다 저도 정답을 아는 것은 아니니까 확률을 높이는것도 좋겠다고 했습니다.

5년이 가고 6년이 갔습니다. 동생이 사귀던 친구는 어느덧 가버렸습니다. 저를 포함해 만류가 시작됐습니다.

"이제 됐다, 그만 하는게 좋겠다." "너는 그냥 그게 생활이 된거야. 도서관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지금으로서 제일 편하니까 손을 떼지 못하는 거야. 해도 안돼."

형인 저를 포함해 답을 제시할 수 없었고 또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것 외에 딱히 권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할만큼 했다고 그것 외에 길이 없겠냐고 했습니다. 

7년이 지나고 8년이 지났을 때는 동생이 공무원 시험 준비를 그만둘까봐 걱정이 됐습니다. 취업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동생은 나이가 들만큼 들었고 기술도 없었습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최악의 경우도 생각됐습니다.


4년전인가, 설때이었을 겁니다. 명절에 고향에 내려갔는데 동생이 떡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했습니다. 동생은 평소 음식도 잘하고 조리사 자격증 공부도 했었습니다. 일자리가 나기를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저는 기다리지 말고 당장 찾아 나서라고 했습니다. 시장에 있는 떡집에 가서 월급을 안받아도 좋으니 일하게 해달라고 부탁하라고 했습니다. 다음날 실제 일자리를 구했습니다.
 
동생이 떡을 시작한 것이 그때부터였습니다. 말씀드렸지만 동생은 손재주가 있습니다. 공무원은 사실 동생에게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샌님같은 제게나 어울릴까. 3년여 동안 전국의 여러 떡집을 다녔습니다.

직장을 잡으면 적어도 3년은 다녀야 한다고 했지만 아닌 직종도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기술을 배운 곳에서는 오래 다녔는데, 이후에는 전국을 돌며 기술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순전히 자기가 번 돈하고 부족한 부분을 창업대출을 받아 청주에 떡집 '예닮'을 만들었습니다. 매장을 예쁘게 꾸며 떡을 파는 집은 아닙니다. 주문을 하면 근처는 배달도 하고 타 지역은 택배로 보내주는 식입니다. 떡 프랜차이즈가 아닌 재래식떡집입니다. 떡맛은 제가 보장합니다. 

동생은 언젠가 시의원이 되겠다고 합니다. 국회의원이 되는 것은 꿈만 같고, 그래도 실현 가능성이 있는 시의원이 돼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일을 찾고 싶다고 합니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그이지만 주기적으로 떡을 만들어 인근 양로원에도 보냅니다. 가게 앞에 '수익의 일부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포스터를 붙였습니다. 

"이제 막 시작했는데 뭘 이런 것을 붙였냐"고 했더니 자기와의 약속이랍니다. 지금 시작하지 못하면 돈 벌어도 못한다며. 형보다 낫습니다.

돌, 백일, 이바지세트, 답례떡, 행사떡, 못하는 떡이 없습니다. 전화만 주시면 배달된답니다. 010-7193-2857

응원 부탁드립니다. 


<예닮 떡집 홈페이지> http://koreancake.modoo.at/

<예닮 떡집 카카오 소식 받기> https://story.kakao.com/ch/0107193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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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7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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