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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교회 전전하며 피아노 연습한 목회자의 딸, 국제 콩쿠르에서 3위

지금 현장에선

by 뻥선티비 2016. 9. 2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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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인근 교회를 전전하며 피아노 연습을 해 온 목회자의 딸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 콩쿠르에서 3위에 입상했다. 월간 ‘교회와 신앙’에서 20여년간 기자로 활동한 후 현재는 국회 골방 기도회 및 개척교회를 돕고 있는 양봉식(53) 목사의 딸 양찬미(25)씨다. 양씨는 ‘골든키 작곡 콩쿠르’에서 ‘갓 마이 갓’이란 곡으로 중국, 미국에 이어 3위를 하고 최근 갈라쇼를 마치고 돌아왔다.

 콩쿠르에는 전세계에서 76명이 지원했다. 이들 중에는 미국 버클리 음대와 줄리어드 음대 출신도 있었다. 하지만 양씨는 음악의 기본인 화성학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고 했다.

 그에게 피아노 연주는 취미였다. 유치원에 다닐 때 피아노를 한 달 배우다 그만뒀다. 동네 문화센터에서 바이올린을 배웠다. 바이올린도 취미였지만 박자감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11세 때부터 다시 피아노를 쳤다. 피아노를 칠 줄아는 동네 아주머니에게 3년간 배웠다. 성적이 늘 좋았기 때문에 음악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경기도 무원고 2학년 땐 전교 1등을 했다.

 그런 양씨의 재능을 한 교수가 발견했다. 피아노를 가르치던 아주머니가 이사를 갔고 문화센터로부터 소개를 받았다. 레슨비가 비싸 그만 두려 했지만 문화 센터 수강료 정도만 내라며 그 교수가 붙잡았다.

 그러다 유학기회가 생겼다. 고3 때 세계곡물협회가 주최한 포럼에서 특별공연을 했다. 그의 실력에 놀란 협회 관계자가 미국 인디애나주 웨슬리안대학 교수인 지인에게 이야기했고, 그의 연주 파일을 들은 교수는 4년간 전액 장학금을 주겠다고 유학을 권했다.

 그런데 일이 생겼다. 하루라도 빨리 미국에 가고 싶었던 양씨는 미국의 가을 학기에 맞추려고 덜컥 자퇴했다. 검정고시를 볼 생각이었지만 일정이 안 맞았다. 다음 학기에 가려고 했지만 제도가 바뀌어 전액장학금 지급이 어렵다고 했다. 영국 왕실음악원에도 지원했다. 장학금을 주겠다고 했지만 생활비가 부족해 포기했다. 그리고 8년이 지났다.

 정식으로 작곡을 배운 적이 없다고 했는데 어떻게 곡을 쓰냐고 물었다. 양씨는 “그냥 음이 떠오른다. 이를 받아쓰듯 급하게 적고 완성한다”며 “보통 1시간 정도면 한 곡을 쓴다”고 했다. 본격적으로 곡을 쓴지 3년 됐다. 현재까지 68곡을 썼다. 2014년부터 3번 발표회를 하고 올해 6월에는 피아노 앨범 ‘블레싱’도 냈다.

 인터뷰에 동행한 양 목사는 “찬미가 하루에 6시간씩 기도한 후 연습해서 그런지, 심사위원들로부터 영감 있는 곡이라고 평가받았다”고 했다. 그는 “집에서 피아노를 오래 칠 수 없어 서울 성사감리교회 등 주변의 여러 교회에 부탁해 연습했다”고 했다. “감사하게 아래 위층은 맞벌이 부부였고, 옆집에는 권사님이 사셨다”며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양씨는 “지금 하고 싶은 일은 그동안 지은 곡들로 하나님을 높이고 사람을 회복시키며 간증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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