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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회 탐방-태영건설 기독선교회] 회원 대부분 성령 체험한 독실한 신자… 우상숭배 고사 관행 없애


태영건설 기독선교회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13층 회의실에서 목요 정기 예배를 드렸다. 예배에 참석한 인원은 20여명이었지만, 이들의 “아멘” 소리는 유독 컸다.

설교자로 초청된 남회우(서울 성도교회) 목사는 “우리는 십자가를 통해 구원받았다. 십자가에 집중한다면 선교회도 더 크게 부흥할 것”이라고 했다.

선교회 리더 박종철(48) 상무는 예배를 마친 뒤 “회원 대부분이 성령을 체험한 독실한 크리스천”이라며 “몇몇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 마치 ‘위장취업’한 것처럼 살아간다”고 했다. 선교회는 1994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시작했다. 당시 여의도에 있던 자회사 SBS 기독교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1995년 본사가 마포로 이전한 후엔 같은 건물에 입주한 꽃집 사장,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들도 함께 모였다.

건설사 직원들은 대개 현장에 있다. 전체 직원이 계약직을 포함해서 1200여명이지만 본사에는 250여명이 근무한다. 예배에는 25명 정도가 모였다.

본사는 2007년 여의도로, SBS는 목동으로 옮겼다. 이후 선교회 인원은 크게 줄었다. 2명, 3명이 모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한 번도 예배를 멈춘 적은 없었다.

2014년 말엔 ‘영적인 공격’도 받았다. 회사 감사팀이 “회사 공간에서 사적인 모임을 한다” “회사에 피해를 주는 것 아니냐”며 사내 종교활동 금지를 통보했다. 독실한 박 상무와 당시 안전팀장이 건설 현장에서 자주 벌어지는 고사를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고사를 지내는 건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는 것”이라며 고사를 막았다. 건설업계는 우상숭배가 심하다. 공사 착공땐 ‘안전기원제’, 공사 중간과 마지막에도 반드시 고사를 지낸다.

박 상무는 “그때 하나님께서 꼭 필요한 사람을 보내주셨다”며 “이미 은퇴한 이재규 사장이 다시 오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전했다. 이 사장은 “종교 편향이 아니다. 첨단 시대에 고사가 웬 말이냐. 어디서든 고사를 지내면 엄중히 문책을 하겠다”는 공문을 내렸다. 선교회의 기도와 결단으로 고사관행이 없어진 것이다.

선교회는 거의 매일 모인다. 월·화요일엔 선교회 리더가 회원들을 심방한다. 수요일엔 기도모임, 목요일엔 정기예배를 드리고 저녁엔 성경공부를 한다.

10년 전부터는 1년에 1∼2회 ‘성경알기 캠프’도 열고 있다. 새 회원을 대상으로 6주간 저녁마다 2∼3시간씩 성경을 가르친다.

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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