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발칵', '깜짝'. '도대체 무슨일이' 포털 기사의 제목을 보고 정말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클릭을 한다.
충격받을만한 큰일이 났나보다하며, 깜짝 놀랄일이 생겼는가 싶어서 말이다. 하지만 대개는 아니다.
기사가 되니까 기사를 썼을것이다. 기사로서 가치있는 글들이다. 하지만 충격도, 발칵할만한 일도, 깜짝 놀랄 일도 그 속에는 없다.
처음 몇번은 '허허' 웃는다. 반복되면 짜증이 난다. 그러면서도 또 속는다.
인터넷뉴스는 클릭수가 중요하다. 클릭수에 따라 기자의 능력이 평가되기도 한다. 클릭수가 많으면 해당 언론의 영향력도 커진다.
그래서 많은 관련 종사자들이 소위 '제목장사'를 한다. 제목을 보고 클릭을 많이 하도록 애쓴다. 주로 궁금증을 자아내도록 만든다.
상황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해도 너무한다. 과장을 넘어 억지요, 사기요, 기만이다.
어떤 제목은 기사와 전혀 달랐다. 그 제목의 내용을 찾기위해 끝까지 읽어도 찾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서로 '제목 장사' 경쟁을 하다 보니 각 언론사별 제목이 비슷해 졌다.
오늘 네이버 인터넷 기사의 제목 들이다. 카톡의 신기능…첫날 써봤더니 `깜짝`, 경이적… '중국 괴물소녀'에 세계가 발칵, 인천공항서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새내기 女교사, 원피스 입고 갔다가 '깜짝', 中 발칵 뒤집은 '女아나 동영상' 알고보니, "티아라는 국민 왕따돌" 화영 방출 인터넷 발칵
침묵하던 이정희 한마디에 통합진보 '발칵' 한결같이 '깜짝' '발칵'이다.
궁금증을 극도로 유발하는 제목들이다. 애플 시장점유율 뚝뚝…갑자기 무슨일이, '안철수 힐링캠프' 본 사람들이 꺼낸 한마디, 48명 女승무원 등살에 유일한 21세男, 결국에, 직장인 '왕따' 심각! 당해본 사람이 무려…, 중국女에 깍듯이 인사…왜 그러나 했더니
하지만 애플 시장점유율이 떨어진 이유는 중화권 매출액이 28% 줄고 인도 점유율은 3∼4%에 그쳐서라는 이야기다. 갑자기 무슨 대단한 일때문이 아니다. 안철수 힐릴캠프 본 사람들이 꺼낸 한마디는 "빨리 출마해야"라는 말이다. 대선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안철수에게 할수 있는 당연한 말이다.
'유일한 21세남자'는 여성들이 많은 곳에서 일하다보니 화장품 등에 대해 잘 알게됐다는 내용이다. '직장 왕따' 기사는 10명중 3명이 왕따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무려'라고 하기엔 어색하다. 중국여자에 깍듯이 인사하는 이유는 중국인 관광객이 일본인 관광객을 앞섰기 때문이다. 역시 부풀려졌다.
클릭수가 높으면 당장은 장사가 잘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당분간일 가능성이 높다. 처음에는 네티즌들이 그럴듯한 제목을 더 많이 클릭할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한두번이다. 몇번 사기 당한 기분이 들면 외면하게 될것이다.
그렇게 되면 클릭수만 떨어지는게 아니다. 해당 언론에 대한 신뢰 역시 추락한다.
신뢰받지 못하는 언론, 그것은 찌라시일뿐이다. '양치기 소년'이 되지 않길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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