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이 교회에서 가장 원하는 것은 ‘축복’이나 ‘가정생활의 행복’이 아닙니다. ‘마음의 평안과 위로’입니다.”
최현종 서울신대 교수는 5일 서울 마포구 신촌로 신촌성결교회(이정익 목사)에서 교회 설립 60주년을 기념해 열린 ‘제36회 신촌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촌교회의 미래를 위한 몇 가지 제안’이라는 주제로 강단에 오른 그는 1985년과 95년, 2005년의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른 통계를 바탕으로 ‘탈물질주의 시대’를 맞아 한국교회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탈물질주의는 과거 어렵던 시절에 물질을 중시하던 가치관인 물질주의에서 벗어난 새로운 가치관을 말한다.
그는 “사회가 경제적으로 안정되면 가치관이 물질주의에서 탈물질주의로 변하고 사람들은 종교에 대해 ‘축복’이 아닌 ‘의미’를 바란다”며 “지금 한국교회는 이런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모더니즘 시대에는 종교가 의무였고 공급자인 교회가 신앙생활을 주도했다”며 “하지만 탈물질주의 시대인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는 종교도 하나의 소비로 간주되고 소비자가 신앙생활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각 교회는 성도들이 선택할 수 있는 그 교회만의 특별함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사회가 발전하면서 의료 복지 교육 등 기존에 교회가 하던 기능이 줄고 있다”며 “이제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을 찾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종교생활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들을 분석해 본 결과 사람들은 ‘본인의 종교적 욕구 만족’ ‘구체적인 축복’보다 ‘종교 자체의 신뢰도 및 이미지’를 우선으로 꼽았다”며 “개신교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가 ‘성직자의 이미지’였는데 이는 크게 반성할 문제”라고 말했다.
따라서 개신교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인 ‘열정적’ ‘동적’ ‘활동적’ 등은 높이고 가톨릭과 대조되는 ‘성직자의 부정적 이미지’는 극복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민경배 연세대 명예교수는 이날 60주년을 맞은 ‘신촌성결교회의 과거와 현재’를 주제로 다루면서 성결교회의 역사를 설명했다. 성결교회는 1901년 일본에 세워진 중앙복음전도관을 본 한국 유학생 정빈 김상준 등이 1907년 귀국해 한국에 복음전도관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민 명예교수는 “우리가 일본에 주권을 빼앗겼던 시기에는 성결교회가 ‘일본의 앞잡이’라는 누명까지 썼었다”며 “그런 어려움을 딛고 ‘한국교회의 3대 교단’으로 우뚝 선 데는 한국교회의 대표적 부흥사인 이성봉 목사 등 신촌성결교회 목회자 및 성도들의 역할이 컸다”고 설명했다. 1955년 이 목사가 설립한 신촌성결교회는 현재 6400여 세대, 1만명 성도가 출석하고 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내가 쓴 기사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광서와 함께 지역민을 돕는 한남제일교회, 동네에 꽃나무길·꽃밭 선물 (0) | 2015.11.12 |
---|---|
노숙인들에게 쪽방을 마련해 주자는 한 노교수의 애원 (0) | 2015.11.10 |
구로순복음교회, ‘40일 어머니 기도회’ 10년째 (0) | 2015.11.02 |
“그분께 모두 맡기고 최선 다하렴”… 고3 제자들 위한 교사들의 특별한 콘서트 (0) | 2015.10.26 |
이름이 어렵습니다. '암하라어 성경', 이 성경 2만여부를 에티오피아에 기증했습니다 . (0) | 2015.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