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여의대방로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 1층 로비. ‘광복 70주년 기념 서울장애인합창제’를 10여분 앞두고 참가자와 가족, 대회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180㎝를 훌쩍 넘긴 한 건장한 청년이 횡설수설하며 로비를 가로지른다. 흰색 와이셔츠에 파란색 나비넥타이를 맨 그는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연재민(28)씨다. 이번 합창제의 참가자다. 이내 소속된 팀 관계자가 연씨를 따라가 팀원들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국제장애인문화교류협회(이사장 최공열)가 주최한 합창제에는 장애를 가진 이들로 구성된 4개 팀이 참가해 경연을 벌였다. 연씨처럼 발달장애를 가진 이들도 일단 무대에 서면 지휘자의 손끝에 집중했다.
첫 무대는 연씨가 소속된 ‘온사랑합창단’이 열었다. 온사랑합창단은 온누리교회와 온누리복지재단에서 2011년 창단한 발달장애인 합창단이다. 이들은 지정곡 ‘고향의 봄’과 자유곡 ‘내 맘의 강물’을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두 번째로 지체 및 뇌병변 성인장애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나누리합창단’이 무대에 올랐다. 2010년 창단한 이 합창단은 2012년 ‘전국장애인합창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사랑의 메아리’를 자유곡으로 골랐다.
이어 ‘서울푸르나메합창단’ ‘에벤에셀 찬양대’가 ‘그대 있는 곳까지’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을 각각 불렀다. 서울푸르나메합창단은 2011년, 에벤에셀 찬양대는 1988년 창단됐다.
또 색소폰 동호회인 ‘동작 LIFE 색소폰’, 시립합창단 출신의 성악가 5인조로 구성된 ‘팝카펠라 원달러’, 국내 혼성 아이돌 ‘에이딘’, 한빛복지재단 소속의 ‘체리티합창단’이 특별출연해 공연했다.
합창제 현장은 가끔 소란스러웠다. 경연을 마친 참가자 20여명은 다른 팀이 공연하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객석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무대와 객석에 있는 이들 모두 개의치 않고 공연에 집중했다.
서울 수서동에서 온 김운식(49)씨는 “노래 실력을 떠나서 장애를 인정하고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이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경기 일산에 사는 김창수(71)씨는 “음악을 즐기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 모든 상황을 감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은 에벤에셀 찬양대가 대상을 차지했다. 최공열 이사장은 “이번 합창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노래를 통해 소통하고 교류하는 자리”라며 “광복 70주년을 맞아 이처럼 뜻깊은 자리를 마련하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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