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한국에 대한 비전과 열정을 가진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통일시대 청년선교사’를 자비량으로 양성하고 있다. 소속 교회나 단체, 직업이 다른 23∼36세의 청년 4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씨잇(SEEIT) 프로젝트’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통일을 위한 예배 및 기도모임을 갖고 학교도 열고 있다.
지난 8일 씨잇 프로젝트 주관으로 ‘통일 키워드 학교’가 열린 서울 강남구 학동로 포도나무교회(부성범 목사)를 찾았다. 씨잇 프로젝트 대표 김한수(29)씨는 “중국 선교사로 활동 중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많은 탈북자를 봤다”며 “2011년 중국이 탈북자들을 강제로 북송했다는 소식을 듣고 북한선교에 대해 구체적인 비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9월 100일간 국회 앞에서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1인 피켓시위를 벌였다. 김 대표는 고려대 북한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통일원 소속 통일교육 전문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미래(26·여)씨는 “우리보다 국제사회가 북한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 청년들이 북한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9년간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탈북자를 위한 기도 모임 등에 참석했다. 현재 중국어 번역 일을 한다.
국내 한 교회의 전도사인 이정주(31)씨는 “이 시대의 청년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시대적 과제인 통일에 눈을 뜨게 됐다”고 했다. 기독상담사인 최인희(36·여)씨는 “전공을 살려 탈북자의 정체성 회복을 돕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원 진학을 앞둔 박기순(30)씨는 “이전에는 막연하게 통일이 필요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씨잇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통일 이후를 구체적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밝혔다.
씨잇 프로젝트는 2013년 결성됐다. 김 대표는 북한선교, 통일한국을 위해 기도하자며 지인들을 중심으로 사람을 모았다. 2년간 기도모임을 했다. 북한 접경지를 방문해 실제 탈북 고아들도 만났다. 올 초부터 “그저 기도만 할 게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며 구체적인 활동에 나섰다.
‘통일준비연구모임’을 만들어 북한과 통일에 대해 공부했다. 조별 큐티 모임과 월요예배, 금요철야기도회를 열었다. 나아가 통일한국의 비전을 많은 청년과 나누고자 전국순회콘서트도 준비했다.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서울 대전 광주 원주 포항 등에서 ‘마중 콘서트 투어’를 연다. 주선애 장신대 명예교수 등이 강의한다.
김 대표는 “씨잇 프로젝트의 목표는 큐티, 전도훈련, 통일학교 등을 통해 ‘통일시대 청년선교사’를 세우는 것”이라며 “이들이 또 다른 청년선교사를 세우면 통일일꾼이 2배, 3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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