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할랄 식품 테마 단지가 선다고 해서 마을 분위기가 뒤숭숭해요. 국가식품클러스터가 들어서면 지역이 발전할 것이라고 좋아했던 주민도 ‘갑자기 웬 무슬림을 위한 식품 단지냐’며 걱정이 태산이에요.”
할랄 식품 테마 단지가 조성 중인 전북 익산시 왕궁면의 주민 강모(56·여)씨는 17일 기자를 만나자마자 “어떻게 돼 가고 있는 지 혹시 아느냐”며 걱정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할랄 식품 테마 단지가 포함 될 국가식품클러스터는 현재 부지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단지는 긴 펜스로 둘러싸여 있었다.
국가식품클러스터와 25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익산 왕궁교회 이병묵 목사는 “할랄 식품 테마 단지가 조성되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이 우리”라며 “2, 3개월 전부터 인접해 있는 대여섯 교회 목회자들과 함께 기도하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들 복음화율이 전국에서 제일 높은 익산(34%)이 이슬람화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걱정은 지난달 13일 프랑스 테러 이후 극에 달하고 있다. 국가식품클러스트 단지 인근에 마련된 홍보관의 한 직원은 “프랑스 테러 이후 할랄 식품 테마 단지 조성을 반대하는 이들의 방문이 부쩍 늘었다”며 “각각 다른 단체들이 3일에 한 번꼴로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무슬림 인구는 16억∼17억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의 식품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1조2920억 달러로 세계 식품 시장의 17.7%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할랄 식품을 제조해 수출하면 국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안에 할랄 식품 테마 단지를 짓고 기업들이 식품을 만들어 할랄 식품 인증을 받아 수출하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할랄 식품 테마 단지 조성을 반대하는 교계는 정부가 할랄 식품 테마 단지 조성에 대한 실익을 충분히 연구하지 않았고 무슬림에 대해 전혀 몰라 오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먼저 우리가 만드는 할랄 식품은 경쟁력이 없다. 유럽이 이미 할랄 식품 산업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나학수 광주겨자씨교회 목사는 “정부는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하지만 호주의 할랄 식품인 호주산 쇠고기가 1kg당 1만8000원인데 반해 한우는 1kg당 3만5000원으로 가격 경쟁력이 없다”고 말했다.
전북기독언론인연합회 임채영 사무총장은 “우리 기업이 할랄 식품을 수출하려면 할랄인증을 받아야 한다”며 “인증을 받는 데만 1∼2년이 걸리고 유효기간이 1∼2년에 불과해 중소기업이 할랄 식품으로 수익을 낸다는 것은 요원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또 할랄 식품 테마 단지가 들어서면 인근의 다른 산업은 도태된다. 할랄 식품 제조 공장의 반경 5㎞ 내에는 하람(이슬람 율법에 의해 허용되지 않은 것) 시설을 금지하고 있다. 할랄 식품 공장의 근로자는 돼지고기, 술 등 비할랄식품은 먹지 못하게 돼 있다. 이를 어기면 할랄 식품 인증이 취소된다. 그러다 보면 할랄 식품만 먹는 무슬림들을 고용하게 되고 이 지역에 점차 무슬림이 증가한다.
무슬림이 많아지면 테러의 위협도 증가한다는 것이 단지 조성을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이다. 영국이 그 예다. 영국에선 파키스탄 5000여명이 입국해 할랄 도축인(할랄 식품으로 가공하기 위해 소를 잡는 사람)으로 일한다. 이들은 집단 거주를 하며 자기들만의 지역(게토)을 형성한다. 이 지역은 불법 체류자의 은신처 또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모의 장소가 됐다.
익산기독교연합회 이슬람대책특별위 공동위원장 이을익 목사는 “무슬림은 아내를 4명까지 인정하기 때문에 성인 남성 1명이 한국으로 이주하면 가족 20여명을 데려온다”며 “무슬림 5000여명이 들어온다고 생각하면 금세 익산시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할랄 식품 테마 단지 조성을 반대하는 이들은 무엇보다 무슬림의 실체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목사는 “우리가 테러범으로 부르는 무슬림들은 스스로 신앙에 따라 헌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무슬림의 증가를 장려하고 지원하는 것은 국가적 재앙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산=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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