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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의 한 시골교회가 4년여만에 해외에 12개 교회를 세웠다 - 구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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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뻥선티비 2016. 2. 1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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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한 교회가 4년여 동안 해외에 12개 교회를 세웠다고 들었다. 시골교회라지만 그 정도 사역을 하려면 예배당도 번듯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예배당은 지극히 평범했다. 야트막한 산들 앞에 펼쳐진 농지와 그 사이 군데군데 있는 농가의 한 틈에 교회가 있었다. 빨간 벽돌 3층 규모로 십자가 탑이 높이 솟은 충남 홍성의 구성교회(최진 목사) 이야기다. 


지난달 28일 구성교회를 방문했다.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가 홍성IC를 빠져나왔다. 수덕사로 방향을 잡고 5분여를 달리자 멀리 십자가 탑이 보였다. 교회 외벽에 붙은 간판 ‘구’ ‘성’ ‘교’ ‘회’가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이 4개의 글자에서 ‘구’자만 금빛이고 나머지는 은빛으로 색이 달랐다. 


최진(56) 목사는 “‘구’ 자가 떨어져서 다시 붙였는데 표면에 붙어있던 비닐이 벗겨져 변색됐다”며 “간판을 다시 하긴 해야 하는데 아직 손을 못 보고 있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건물 보수보다 선교가 먼저라는 이 교회의 목회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교회는 해외선교를 위해 인도 글로리교회(2012년)부터 캄보디아 하찬캄교회(2016년)까지 12개 교회를 봉헌했다. 교회 사무실 벽면에는 이를 기념해 찍은 사진이 순서대로 붙어있었다. 사진 속 성도들의 얼굴에는 자부심으로 가득했다. 



구성교회는 면 소재지에 있는 시골교회다. 성도는 세례교인 180여명. 이 교회도 여느 농촌교회처럼 재정적으로 어려웠다. 2010년 당시 부채가 4억여원. 교회 옆에 수양관을 무리하게 지으면서 생긴 빚이다. 10년간 이자를 갚으며 빚에 눌려 있었고 이에 따른 영적 침체가 계속됐다. 


이런 상황에서 부임한 최 목사는 무엇보다 영적 쇄신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그는 2010년 송구영신 예배 이후 40일 철야기도에 들어갔다. 최 목사의 이런 모습에 성도들이 감동했다. “우리 교회 목사님은 기도하는 목사님이네, 먼저 본을 보이는 목사님이네.” 이런 이야기가 성도들 사이에서 회자됐다. 그러면서 성도들도 저녁마다 예배당에 나와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러길 불과 두세 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교회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성도들의 영성이 회복되기 시작했고 헌금도 눈에 띄게 늘었다. 교회는 1년여 만에 부채를 모두 갚았다. 


그런데 엉뚱한 데서 문제가 터졌다.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이다. 성도들은 걱정과 근심으로 어쩔 줄 몰랐다. 한 성도는 돼지 1만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그러나 최 목사는 “위기는 곧 기회”라며 “돼지를 안 묻는 방법을 달라고 기도하자”고 독려했다. 기적이 일어났다. 구제역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구제역 발생 500m 이내의 모든 돼지 살처분’에서 ‘백신 접종’으로 바뀌었다.  


위기는 실제 기회가 됐다. 살처분 여파로 돼지 공급이 줄자 돼지 값이 폭등했다. 교회의 축산농가는 세상 말로 ‘대박’이 났고 헌금도 크게 늘었다. 


구성교회가 선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그때부터다. 재정이 넉넉해지자 최 목사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우리가 농촌교회지만 선교 받는 교회가 아니라 선교하는 교회가 되자”며 “교회는 악한 이 세상에서 예수를 만날 수 있는 비상구 같은 존재다. 마지막 때일수록 곳곳에 교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동남아지역에 교회를 세우기 시작했다. 2012년 1개, 2013년 2개, 2014년 4개, 2015년 4개의 교회를 설립했다. 비용은 각각 1000만∼3000만원이 들었다. 한 70대 성도는 미리 준비해둔 장례비용 2000만원을 내놨다. 한 권사는 갑상선암 진단비 전부를 헌금했다. 수술을 앞두고 직접 교회를 짓는 미얀마에 가서 봉헌예배를 드렸다. 


지난달 세운 1개를 포함해 올해엔 7개 교회를 세울 계획이다. 최 목사는 “처음에는 30개 교회만 지어도 감사하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지금은 한 가정이 한 교회를 봉헌해 100개 교회 봉헌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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