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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교회의 ‘초교파 중·고등부 연합수련회’에는 사춘기 청소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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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뻥선티비 2016. 1. 2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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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2016 초교파 중·고등부 연합수련회’가 열린 충남 서산교회(이기용 목사) 대예배당 입구. 벽면에는 명찰 색깔에 따른 지정 좌석표가 붙어있었다. ‘20(수) 저녁집회 지정 좌석, 1층 바닥 초록, 1층 장의자 분홍, 2층 노랑’. 


지정 좌석은 지난 18∼21일 4일간 열린 집회 때마다 달라졌다. 이유가 의외였다. 수련회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맨 앞자리에 앉으려고 식사까지 거르자 주최 측이 내놓은 특단의 대책이라는 것. 서로 뒷자리 앉으려는 여느 청소년 집회와 대조되는 풍경이었다.  


이날 연합수련회에는 대열을 이탈하려는 청소년이 없었다. 순종하는 자녀들만 있었다.


또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었다. 청소년이 좋아하는 유명 강사 역시 없었다. 단지 새벽·오전·저녁 예배가 전부였다. 흔한 레크리에이션조차 없었다. 예배의 집중을 위해 쉬도록 만든 자유 시간이 주어졌을 뿐이다.



예배는 특송과 같이 돋보이는 순서가 없었다. 찬양과 설교, 기도가 전부였다. 이기용 목사 혼자 이 모든 순서를 진행했다. 이 목사는 성령 체험을 강조했다. “하나님의 영이 임하면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될 것이므로 이번 수련회에서 반드시 성령을 체험하라” 권면했다. 


불평과 불만이 없는 것도 수련회 특징이었다. 전국 120여 교회에서 참가한 2000여명의 학생들은 4일 동안 교회에서 먹고 잤다. 대예배당과 소예배당, 교육관 바닥에 방석을 깔고 잠을 청했다. 지하 주차장에 마련된 간이부스에서 샤워하고 임시 식당에서 식사했다. 풍요롭게 자란 청소년들이지만 불편함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들의 변화 이유를 저녁집회에서 느낄 수 있었다. 



2100석의 1·2층 대예배당을 가득 채운 청소년들은 강단을 향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리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크게, 자주 “아멘”을 외쳤다. 성령 임재가 깃든 기쁨의 표정이 역력했다. 주먹을 불끈 쥐고 온 힘을 다해 간절히 기도했다. 예배후 이들은 “학교 친구들의 구원을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강원도 동해한사랑교회 경한별(중2)군은 “지난해 수련회에서 은혜 받고 무당인 엄마를 전도했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의 한 학생은 수련회에서 박수를 너무 많이 쳐 손바닥의 실핏줄이 터졌다. 울산 백합교회 학생 10명은 지난여름에 이어 다시 연합수련회에 참석했다. 성령님은 청소년들을 열정의 전도자로 바꿔놓았다.


서산교회가 주최하는 연합수련회는 올해로 8년째다. 한 교회가 주최하는 청소년 연합수련회로는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 집회는 서울신대 신학과 학생 13명이 도왔다. 신학과 학생회장 이승엽(4학년)씨는 “오히려 내가 부끄러운 마음을 들 정도였다”며 “청소년의 현장 사역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서산=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청주 예닮 떡집을 운영하는 제 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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