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선 블로그
국민일보 종교국 기자입니다.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를 거쳤습니다. 뻥선 티비, 뻥선 포토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상하이 우버택시 탔는데 생명의 위협 2편


택시 운전사가 강도로 돌변하면 옆자리가 나을까요. 뒷자리가 나을까요.  저는 무슨생각으로 앞좌석에 앉았을까요. 문을 열고 보니까 택시 미터기가 없더라고요. 그 친구 택시비가 얼마정도 나오냐고 했더니 "미터" "미터"라고 외치길래 미터기대로 받는 줄 생각했는데 미터기가 없는 거였죠.우버니까 미터기가 없는가. 그럼 아까 "미터, 미터"라고 외친 건 뭐지.


"아이 해브 노 머니, 져스트 카드"라고 했더니 "오케이 ATM"이라고 한 건 뭐일까요. 이 친구 저를 ATM기기 앞으로 데려갔습니다. 거기서라도 안타겠다고 해야 했을까요? '그래 내가 말한 카드가 현금카드로 생각할수도 있었겠네'라고 좋게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얼마를 찾느냐고 했습니다. 대충 택시비가 얼마인지 알아야 돈을 찾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이 친구 왈 "많이 많이." 환율은 모르지만 많이 찾아봤자 얼마나 되겠나 싶었어요. 그냥 비행기를 갈아타려고 내린 것이었으니 환율을 알 필요가 없었죠. 그래서ATM 기기에서 찾을수 았는 최대 액수를 찾었습니다. 그래봐야 3000 이었습니다. 단위가 만원은 아니겠지 싶었습니다. 


정말 그때까지만 해도 좋게 생각했습니다.우버의 미터기는 '스마트폰으로 하나보다''실제 얼마 나오는지 모를수도 있겠지' 등으로 말이죠.


돈을 뽑아서 택시를 탔습니다. 10여분을 갔습니다.그때부터 분위기가 싸늘해집니다. 이 친구 말이 없어졌습니다. 분위기가 이상해 한국의 '카카오 택시'처럼 누군가에게 이런 택시를 탔다고 알려놔야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인에게 문자메시지를 찍었습니다. 그날 예약한 에어비앤비 주인에게 말입니다. 로밍이 안된 상태라 실제 문자가 가지는 않았지만 그냥 시늉만 했습니다. 혹시 내가 행방불명되면 나를 찾는데 단서가 되겠지 싶었습니다. 


구글맵스를 열었습니다. 로밍이 안돼도 스마트폰 캐시에 저장된 지도를 보여줍니다. 동방명주탑쪽으로 가는지 봤더니 그 탑과 평행하게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걸 뛰어내릴수도 없고 이러다 칼이라도 들이대면 어쩌나 걱정이 됐습니다.


저도 검도 유단자지만 그런게 이런데서 무슨소용이 있겠습니까. 이 좁은 공간에서 칼로 찌르고 그냥 어디다 버리면 저만 손해죠.


그런 걱정을하고 있을때 그 친구는 제게  동방명주 갔다가 또 어딜 갈거냐고 묻습니다.  지금은 밤이라 택시 할증이 붙어 자기랑 같이 다니는 것이 유리하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완전 오늘 호구만났다 싶은거 같았습니다. 동명명주탑 볼때 기다렸다가 데려다 준다고 했습니다. 


알았으니 일단 고민해보자고 했습니다. 이용할 가치가 있어야 있어야 살려두는 법이니까요. 


또 정적이 흐릅니다. 이 친구는 친구들과 중국말로 통화를 합니다.  나를 데리고 어느 한적한 주차장으로 오라는 건지, 거기서 나를 처리하자는 건지.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창밖으로 사진에서 본 동방명주탑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냥 탑입니다. 얼마나 갈데가 없으면 여길 왔나 싶은, 그런 그냥 탑이이었습니다. 그 때는 밤 11시쯤이라 불도 다 꺼져있었고요. 상하이는 우리와 달리 밤엔 어둠침침합니다. 가로등이 있는 것도 같은데 조도가 너무 낮습니다. 사무실도 대부분이 불이 꺼져있습니다. 도대체 누가 여기를 엄청 발전하는 곳이라고 이야기를 하는지 참내.


도착하니까 이 친구가 다시 묻습니다.  여기 다음은 어디 갈거냐고. 저는 일단 안전벨트를 풀고 어떻게 될지 모르니 내가 알아서 가겠가고 했습니다. 택시 차 문이 잠기진 않았는지 눈으로 확인도 했습니다.


그리고 요금을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운전석 우측 박스에서 주섬주섬 영수증을 꺼냅니다. 영수증에는 500위안이 적혀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얼마인지 몰랐습니다. 하지만 자기 부상열차 티켓을 카드로 40위안에 샀는데 계좌알림 메시지에서 6000원정도가 계좌에서 빠져나갔습니다.


대충 계산해도 엄청 비쌌습니다. 너무 비싸다고 했더니 원래 우버가 비싸다고 우깁니다.  할증까지 붙어 비싼거라 했습니다. 물론 서로 눈치와 손 발로 이야기를 나눈 것입니다. 


시간은 밤 11시쯤. 거리에 사람은 없지, 차는 길 구석에 댔지. 돈 좀 아끼려다 칼 맞으면 개죽음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드럽다. 잘 먹고 잘 살아라"라고 속으로 말하며  100위안 5장을 주고 말았습니다. '그래 조금 바가지를 쓴 거겠지'라고 스스로 위로했습니다. 


동방명주탑 앞은 그냥 캄캄합니다. 상하이의 명물인데 자정도 안된 시간에 이렇게 어둘수가 있나 싶습니다. 중국은 전기가 부족한가 봅니다. 


그래서 진짜 괜히 왔다면서 다시 택시를 잡았습니다. 택시 로고가 붙은 진짜 택시 말입니다. 처음 갔던 그 장소로 향했습니다. 도착해서 요금을 물었습니다. 세상에 요금이  겨우 43위안. 거의 11배이상 바가지를 쓴 것입니다. 그 친구 제 덕에 완전 횡재한 날인 거죠.


그날 바가지를 씌운 그 우버 택시 기사놈이 제게 건네 준 영수증이 이건데, 이건 진짜 영수증일까요? 신고를 하면 돈을 돌려받을수 있을까요? 아니면 중국 조심하라는 수업료치고 500위안(8만원 상당)이면 싼거라고 생각하고 말까요? 중국 갈 일 있으면 극도로 조심하세요. 가능하면 안 가는게 좋겠고요.




상하이 우버택시 탔는데 생명의 위협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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