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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길 (1)
포스트 코로나 멀티미디어 적극 활용… 관계 중심 교회공간 돼야

교회건축 개선 위한 도전 <13> 최두길 대표 <야긴건축사사무소·국민일보 교회건축 자문위원>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55092&code=23111311&cp=nv

 


세계보건기구(WHO)는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팬데믹을 선언했다. 팬데믹은 전 세계적으로 특정 전염병 질병이 최악의 수준으로 유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팬데믹시대의 교회는 본질적인 것과 부차적인 것을 구별해 단순화된 교회형태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

본질은 어려운 시대이지만 교회의 지속 성장이다. 여기에는 예배와 복음의 확산이 핵심적 가치다. 부차적인 것은 형식, 지나친 제도, 관습, 관행, 권위와 같은 비본질적인 것을 본질로 여긴 것에 대한 포기다. 교회의 지속성장을 가능케 하고 내용을 담아내는 것은 교회의 형태, 물리적인 공간, 기능, 경제성이다.

과거처럼 거대한 건축과 대형 본당의 크기, 형식적 공간의 나열로는 이 시대의 지속성장을 구현해내기 어려울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단절된 환경 속에 있는 어린이, 청소년, 청년, 장년, 노년을 모두가 만나서 나눔의 소통이 있는 네트워크의 구축이 필요하다. 따라서 교회의 공간이 관계의 중심(hub)이 되는 방향으로 건축돼야 한다. 비대면 또는 탈대면 문화 속에서 온라인 연결을 통해 집합 예배의 기능을 더 활성화해야 한다.

건축에서는 과거의 교육공간의 비중이 약화되고 오히려 스튜디오 공간의 확충이 효과적이다. 교육기관별로 콘텐츠에 맞는 유튜브 영상 제작과 송출, 효과적인 배경 음향 설치가 필요하다. 성경공부나 각종 세미나도 다양하게 제작할 수 있는 공간의 배치와 옥상공간은 야외 스튜디오로 사용할 수 있다.

건축계획에서 멀티미디어 환경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그래야 예배본당의 과다한 면적점유의 비효율성을 극복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교회의 예배실 점유면적은 총면적의 43%인데 사용 기능은 10% 근처이다. 따라서 본당의 과다 면적을 축소하고 다양한 중소규모의 공간을 멀티미디어 환경으로 동시에 예배드릴 수 있도록 분산시켜야 하고 그 공간은 다양한 문화공간, 스튜디오, 지역사회 나눔의 공간으로 재편시켜야 한다.

코로나19 이후에는 본당의 공간도 다양한 기능이 구현되도록 다변화시켜 건축비 감소와 유지관리비 절감을 유도해야 한다. 내부 공간의 시스템은 가변적 형태여야 다양한 기능에 대응할 수 있다. 필요시 수용인원이나 기능 규모가 융통성 있게 재편 가능할 수 있는 내부실의 배치는 다기능 환경을 잘 수용할 수 있다.

코로나 시대에 교회는 동시에 많은 인원이 집합적으로 모이는 것이 한계가 있으므로 중소규모로 분화되거나 더 세분되는 것에 공간이 잘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교회 식당도 소규모 식당, 중규모 식당, 대규모 식당으로 여건에 따라 수시로 변화될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 교회 외부 마당도 다양한 집회나 지역사회의 거점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서 그 지역의 거실처럼 기능해야 한다. 코로나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다양한 공연 집회, 전시, 음악회의 광장이 되면 작은 위로와 위안의 장소가 될 것이다.

팬데믹 시대의 교회 형태는 다양하게 변화될 수 있다. 예배와 교육, 친교의 핵심적 교회기능이 더 다변화되고 융합된 형태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21세기를 위한 교회’의 저자 리드 앤더슨은 변형교회, 주간교회, 가정교회, 인터넷교회, 가상교회, 메타교회, 쇼핑센터교회, 셀교회 등으로 교회를 분류했다. 코로나 이후의 교회는 유튜브와 같은 매체의 네트워크 교회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중 내내 다양한 프로그램과 전략으로 흥미와 정보의 생산을 통해 교회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유튜브 매체는 더 선택적이고 더 다양한 교회의 소통 전략이 되고 있다. 다양한 매체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유의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미디어 평론가 마셜 맥루한은 “매체가 곧 메시지”라고 했다.

그는 매체 자체를 메시지와 동일시할 수 있는 경우는 예수그리스도의 성육신 사건 뿐이라고 했다. 팬데믹시대에 이 제약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SNS, 디지털 환경이며 그에 맞는 공간에 대한 보다 세심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정리=전병선 기자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55092&code=23111311&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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