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깨뜨려야 할 편견
1. 좋은 편집기자가 되려면
좋은 편집기자가 되려면 첫째 “자기 제목이 늘 옳다”는 오만을 버려야 한다. 자기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면, 남의 의견에 귀기울이지 않게 되고, 스스로 정체돼 자기 생각의 범주에서 맴돌 뿐 깨닫지 못한다. 아무리 사소한 지적이라도, 그것이 비록 명백히 틀렸다 할지라도, 스스로 곱씹지 않으면 좋은 편집기자가 된다는 것은 요원할 뿐이다.
1) 깨뜨려야 할 제목달기 편견
① 어깨 제목을 사용할 때 핵심 어휘가 꼭 큰 제목에 들어가야 한다고 규정짓지 말 것. 큰 제목만 읽어도 핵심 내용을 전달하겠다는 의도지만 자연스럽게 읽히면서 기사에 충실히 따라주는 게 더 낫다.
② 제목에 여러 사실을 열거할 때, 꼭 ‘등’을 넣으려 하지 말 것. 제목은 선택, ‘등’이 있으면 맥빠지는 제목이 된다.
위 예 기사에는 제조업지수 외에도 소비지출, 개인소득에 대한 내용이 있다. 그러나 제목에서 제조업지수 하나만 다루고 있고 ‘등’을 넣지 않고 있다.
③ 굳이 단문을 고집하지 말 것. 복문, 중문이라도 각 행 모두가 정보, 뉴스를 포함하게 하는 게 낫다. 또 큰 제목이 반드시 주술구조일 필요도 없다. 분명한 주술구조 없이도 쉽게 읽히면 그뿐이다. 제목은 말이다.
④ 독자가 큰 제목까지만 읽을 수도 있으니 한 줄로 처리해야?
그러면 가장 좋다. 그러나 큰 제목과 작은 제목이 한번에 읽힌다고 생각하면 제목 달기가 훨씬 편하다. 오히려 각 제목이 각각의 정보를 갖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
‘한국 수입’이지 ‘국내 수입’이 아니다. 독자들은 ‘인도네시아 언론 보도’까지 읽을 것이다. 혹시 읽지 않더라도 ‘한국 수입’이라고 하면 출처가 국내가 아닐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⑤ 리드의 판단
‘리드는 기사의 첫 번째 문장이다’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어떤 기사의 리드는 하나의 문장이지만 어떤 기사의 리드는 두 개 혹은 세 개 이상, 또는 반전을 노리기도 한다.
⑥ 제목의 구체성과 관련, 독자가 알 수 없는 수치나 용어는 의미가 없다. 안 쓰니만 못하다.
⑦ 제목에서 꼭 필요한 문장성분은 없다.
특히 주어가 있어야 한다고 집착하지 마라. 또 동사가 꼭 필요할 것 같지만 이 역시 생략할 수 있다. 제목은 말이다. 메시지가 전달되면 제목으로서 역할은 충분하다.
주어가 없지만 의미 전달이 확실하다. ‘∼해, ∼에, ∼기로’등의 조사를 부담없이 썼다. 주어 유무는 전혀 문제되지 않고 있다.
‘장외기업 우회등록때’만 읽어도 지분 매각이 제한되는 대주주는 우회등록을 하는 업체라고 쉽게 알 수 있다.
⑧ 큰 제목에 꼭 동사가 있을 필요는 없다.
큰 제목에 형태상 서술구조 없이 그냥 나열만 했다. 제목은 문장, 어깨제목과 같이 읽어서 의미가 통하면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다.
⑨ 사람 이름은 꼭 써야 구체적이다?
전 개인비서의 이름은 무의미하다. 주요지 중 큰 제목거리에 집중하면 된다((5) 사람 이름과 큰 제목과의 관계 ① 참조).
⑩ 주의환기어를 꼭 앞에 두어야 한다?
제목에서 앞에 나오는 어휘는 미리 얘기하고자 하는 것으로 ‘주의 환기어’쯤이 돼야 한다고 여겨 왔다.
또 명사를 앞에 넣으려는 경향을 일부 편집기자에게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어순에 특별한 제약은 없다. 자연스럽게 읽히면 순서는 문제 될 것이 없다. 위에서 데스크는 기사에 나오는 어순에 충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