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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혈모세포 기증 캠페인에 앞장 복지부 장관상 받은 탤런트 김명국


“조혈모세포(골수) 기증에 젊은이들이 많이 참여하면 조혈모세포 이식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청년이 많은 교회들이 앞장서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국 교회가 나서면 제가 10년간 등록시킨 기증자를 하루 만에 모을 수도 있습니다.”


지난 14일 ‘2013 희망의 씨앗 생명나눔 콘퍼런스’에서 조혈모세포 기증 캠페인에 앞장선 공로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은 탤런트 김명국(50·서울 로고스교회) 집사는 더 많은 청년들이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전국 교회가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장관 상을 받은 데 대해서는 “이제까지 잘했다고 주는 게 아니라 앞으로 조혈모세포 기증 운동에 더 열심히 나서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백혈병, 소아암, 난치성 혈액질환 등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2003년 6월부터 조혈모세포 기증 캠페인에 참여해온 그는 2005년부터는 ㈔생명을나누는사람들(이사장 임석구 목사)의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마다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조혈모세포 기증 홍보활동을 하며 등록을 받아왔다. 지금까지 2000여명이 조혈모세포 기증을 위한 채혈에 참여했다. 감신대와 배화여대 군부대 장병 등 단체로 채혈한 인원까지 포함하면 5000여명에 이른다.


김 집사가 조혈모세포 기증 캠페인에 나선 것은 2000년 3월 당시 아홉 살이었던 아들 영길 군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아들은 한때 상태가 호전됐으나 2003년 5월 재발했고 조혈모세포 기증자를 찾지 못해 2005년 2월 숨졌다.


김 집사는 아들이 재발한 지 한달 만에 ㈔생명을나누는사람들과 당시 KBS드라마 ‘무인시대’에 출연 중이던 연기자 동료들과 함께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조혈모세포 기증 캠페인을 시작했다. 군부대를 찾아 정신교육 시간에 조혈모세포 기증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기증 등록을 받았다. 전국을 돌아다니느라 한 달 유류비만 100만원 이상 들었다.


“영길이에게는 조혈모세포 이식이 마지막 희망이었는데 기증 신청자 중에는 맞는 사람이 없었어요. 처음에는 아들을 위해, 지금은 마지막까지 희망을 잃지 않는 환우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김 집사는 조혈모세포를 기증할 때 아프거나 후유증이 있다는 오해가 여전하다며 이것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조혈모세포를 추출할 때 엉덩이뼈에서 직접 뽑았기 때문에 2∼3일간 엉덩방아를 찧은 것처럼 엉덩이가 뻐근했다. 하지만 요즘은 헌혈하는 것처럼 간단히 채혈한 다음 조혈모세포만 채취하고 있다. 처음 바늘을 꽂을 때 따끔한 통증이 전부다. 조혈모세포 기증 의사를 밝히면 우선 4㏄ 정도만 채혈한 다음 이 혈액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한 다음 국립장기이식센터 데이터베이스에 보관한다.


김 집사는 “사실 아내와 저도 2000년에 기증 신청을 했지만 이제까지 유전자가 일치하는 환자가 없어서 기증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었다”며 “기증 의사를 표시할 때 혹시 바로 기증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부담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조혈모세포를 기증해도 몸에 이상이 없고, 수혜자는 조혈모세포만 이식하면 살 수 있는데 많은 분들이 나랑 상관없다고 생각한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집사는 “불우이웃을 돕지 않아도 사는 데 지장은 없지만 베풀 때 느끼는 기쁨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며 “더 많은 기증 신청자들이 나와서 함께 힘을 모아 아름다운 의를 거두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성도가 하나님 안에서 생명을 나누는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면서 “나아가 교회에 새 신자로 등록하면 조혈모세포 기증 의사도 함께 등록되는 그런 교회가 되기를 소망해본다”고 덧붙였다(1588-0692·KALS.or.kr).


전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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