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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박윤식 목사도 이단 해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홍재철 목사)는 17일 실행위원회를 열고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원로 목사의 이단 해제를 결의했다. 한기총은 앞서 2010년 장재형 변승우 목사에 이어 올 초 ‘다락방’의 류광수 목사도 이단 혐의가 없다고 결정한 바 있다.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 특별위원회는 이날 실행위에 “대한예수교 장로회 통합과 예장 합동이 이단으로 규정한 박윤식 목사를 위원회가 재검증한 결과 이단성이 없었다”고 보고했고, 실행위는 이를 가결했다. 이 안건은 오는 26일 열리는 임시총회에 상정된다. 박윤식 목사는 91년 예장 통합 총회, 2005년 예장 합동 총회에서 이단성이 있는 자로 규정됐으며 세계 기독교 이단대책연합회에서는 통일교 출신이라고 지목해왔다.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인사를 교계연합기구인 한기총이 해제를 결정할 자격이 있는 지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만장일치 채택에 앞서 이뤄진 실행위의 논의 과정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왔다. 실행위원 강창순 목사는 “본인이 과거 박 목사를 조사했었는데 그가 버린 전처(前妻)가 이단집단인 신앙촌에 살고 있다”고 밝혔고 김창수 목사는 “나도 이단사이비대책위원인데 이 안건이 이대위에서 논의된 적이 없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홍재철 대표회장은 신앙촌에 산다는 여인이 박 목사 전처라는 확실한 증거가 없고 박윤식 목사 건은 전문성이 필요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처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실행위는 보고서를 그대로 받기로 결의했다.


이에 앞서 길자연 한기총 전 대표회장은 17일 일간지 광고를 통해 “한기총 소속 교단의 동의가 없이 한기총 단독으로 이단성이 없다 하여 이단을 해제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신앙과 신학적 입지를 뒤흔드는 행위”라며 “그동안의 한기총이 해제한 유○○ 씨와 박○○ 씨의 이단 해제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작금에 이르러 석연치 않은 한기총의 행보에 심심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2014년도 세계복음주의협의회 총회 준비위원장, 선거관리위원장 등 한기총의 모든 공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실행위는 이날 지난해 8월 개정된 정관 중 제39조 제3항 ‘전항의 정관 변경은 총회 의결 즉시 효력이 발생하며 추후 행정적인 절차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승인을 받는다’를 ‘전항의 정관 변경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승인을 받는다’로 변경하고, 제44조 제2항 ‘개정 정관은 임시총회에서 의결된 뒤 즉시 시행한다’는 삭제하기로 결의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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