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이 환우들을 위해 음악회를 연다. 시각장애인 전문연주단 한빛예술단(단장 김양수 장로)은 30일 오후 2시30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KBS홀에서 희귀난치성 환우를 위한 신년음악회 ‘뮤직 인 더 다크’를 개최한다.
시각장애인 김양수(49) 한빛예술단장은 28일 “하나님과 사회로부터 받은 사랑과 도움을 더 어려운 환우들과 나누고 싶어 음악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빛예술단은 2005년 설립된 사회적기업으로 현재 50여명의 시각장애인 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한 시각장애인 아이가 “저는 마사지를 배우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마사지사가 아닌 제대로 된 꿈을 꾸게 하자는 취지에서 김 단장이 예술단을 만들었다.
한빛예술단은 비장애인 예술단보다 실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은 천부적으로 음감이 뛰어난 데다 단원들이 해외 또는 국내에서 음악을 전공한 실력자들이기 때문이다.
한빛예술단에서 공연부장을 맡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은 독일 베를린국립음대를 졸업했고, 한빛채리티중창단 지휘자인 바리톤 김정준은 이탈리아 도니제티 아카데미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쳤다. 한빛오케스트라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이재혁은 미국 신시내티 음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마림비스트 전경호는 세계 최초 시각장애인 마림바 연주자이며, 보컬리스트 이아름은 KBS ‘열린음악회’와 SBS ‘스타킹’, M넷의 ‘슈퍼스타K’ 등에 출연했다.
김 단장은 “시각장애인 80% 이상이 절대음감을 갖고 있는 데다 음악에 대한 열정까지 더해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미국 케네디센터에서도 공연하는 등 국내외에서 연간 150여회 공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음악회에는 다양한 악기 앙상블과 오케스트라 연주를 선보인다. 전경호와 현악앙상블이 협연하고, 이아름이 ‘오 해피 데이’ ‘더 파워 오브 러브’를 부른다. 한빛오케스트라는 ‘경기병 서곡’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Op. 64’ 등 6곡을 들려준다. ‘타악 앙상블’ ‘팝스 앙상블’ ‘브라스 앙상블’도 무대에 오른다.
김 단장은 “이번 음악회에선 정교하지만 화려한 화음을 들려드리겠다”면서 “희귀난치성 환우들을 돕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더욱 감동적인 무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빛예술단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올 8월 판문점,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음악회 개최를 추진 중이다.
김 단장은 중증시각장애인들의 ‘롤 모델’로 꼽힌다. 17세 때 희귀질환인 ‘망막색소변성’을 앓아 시력을 완전히 잃었지만 학업을 계속해 시각장애인 최초로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단국대 특수교육과에 진학, 7학기 만에 조기 졸업했고 서울대 대학원에 응시해 시각장애인 최초로 합격했다. 2003년 한빛맹학교 최연소 교장과 재단 이사장을 맡았고 한빛예술단을 조직했다. 김 단장은 한빛교회(김하영 목사) 장로로도 헌신하고 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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