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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종교국 기자입니다.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를 거쳤습니다. 뻥선 티비, 뻥선 포토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뜨거운 선교현장에 선 청년들] 필리핀 학교서 ‘사도행전 역사’를 보다

명지대 찬양팀의 일원으로 지난달 11∼20일 필리핀으로 단기선교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단기선교는 성서침례대학원대 교수님들과 동역하는 일정이었습니다. 현지 신학교 1곳과 중·고등학교 1곳, 지역교회 11곳에서 집회를 했습니다. 이 모든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습니다.

단기선교 준비는 4월부터 했습니다. 함께 기도하며 필리핀 목회자 학교와 현지 교회를 돕기 위해 영어와 타갈로그어 찬양, 워십댄스, 태권무, 스킷드라마(짧은 성극)를 준비했습니다.

필리핀 현지 환경은 열악했습니다. 물과 음식이 맞지 않는 것은 고사하고 손가락보다 굵은 징그러운 바퀴벌레들과 함께 지내야 했습니다. 화장실 변기에 레버가 없어 바가지로 물을 퍼서 내려야 했습니다. 한국의 주거환경이 얼마나 축복인지 다시 한 번 깨달으며 감사를 드렸습니다.

단기선교 활동을 하면서 축복과 은혜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라그로중고등학교에서의 집회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집회는 강렬한 햇빛이 내리 쬐는 학교 운동장 한 쪽에서 진행됐습니다. 우리가 도착하자 1000여명의 학생들이 몰려와 한글로 ‘사랑한다’는 글자를 보이며 환영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열렬한 환영에 어리둥절했습니다. 그들에게 한국 문화를 제대로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고민하다가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OST인 ‘유 아 마이 에브리씽(Youare my everything)’을 불렀습니다. 학생들은 열광했고 우리는 한류 열풍을 다시 한 번 실감했습니다. 무더위와 열악한 음향시설에도 불구하고 열기는 식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함께 뛰며 ‘나는 하나님의 친구(I am a friend ofGod)’라는

찬양 후에는 성서침례대학원대 교수인 곽철호 목사님이 복음을 전했고, 필리핀 선교사로 30년을 사역하고 별세하신 고 김원배 목사님의 아들인 김바울 목사님이 통역을 했습니다. 설교가 끝난 후 “예수 믿고 구원받고 싶은 사람은 손을 들라”고 구령 초청을 했습니다. 수십 명이 손을 들었고 일부는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영접 기도를 하며 구원받은 것을 기뻐했습니다.

나중에 한 학생은 교수님의 페이스북에 “우리가 잃어버렸던 것을 되찾아주고 놀라운 기적을 안겨줘서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필리핀에서 사도행전의 역사를 다시 한 번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 단기선교는 한류 열풍이 선교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과 복음의 능력을 다시 한 번 보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번 선교 활동으로 기도해야 할 대상도 생겼습니다. 저는 그들을 위해, 그리고 한국교회가 선교의 지경을 더 넓힐 수 있도록 기도할 것입니다. 선교는 제가 축복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제가 축복을 받고 오는 것이었습니다.

정리=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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