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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신촌성결교회에서 불이 났지만...



29일 오후 12시13분 서울 마포구 신촌로 신촌성결교회(이정익 목사)에 화재경보가 울렸다. 3층 대예배당 단상 밑에서 일어난 누전으로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체 6층인 교회 건물에는 모두 2000여명이 있었다. 1500여명이 3~5층 대예배당에서 예배 중이었고 500여명은 지하 1층과 1층 카페, 2층 중예배실, 6층 사무처 등에 있었다. 


대예배당의 출입구는 총 7개, 예배 중이던 성도 1500여명이 한꺼번에 출입구로 몰리면 대혼란과 함께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 


 경보음과 함께 “지금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성도 여러분은 신속히 건물 밖으로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자 성도들은 장로들의 안내에 따라 출입구로 이동했다. 교회 성찬예식을 돕는 장로 53명은 긴급상황 때 각자가 담당하는 구역에서 맡은 역할을 수행했다. 


 부목사와 전도사 등 교역자들은 3층 로비와 중앙 계단에서 대피를 도왔다. 교역자 일부는 자동으로 내려오지 않는 방화 셔터를 내렸다. 예배 안내위원들은 예배당 안의 양쪽 계단을 맡았다. 차량관리위원들은 소방차 진입을 도왔다. 


성도들은 사이렌이 울린 지 2분여 만에 모두 대예배당을 빠져나왔다. 10여분이 지나자 성도들 대부분이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1층으로 내려오지 못한 이들이 6층에서 손수건을 흔들며 도움을 청했다.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소방 사다리차가 사다리를 댔다. 살수차는 건물을 향해 물을 뿜었다.


 가상의 화재에 대비한 훈련은 20여분 만에 끝났다. 교회 성도 김건웅(48)씨는 “실제 화재가 발생하면 훈련해 본 것과 안 해 본 것은 천지 차이일 것”이라며 “오늘은 소방차가 직접 출동해서 더욱 실감 났다”고 말했다. 


훈련에 참가한 마포소방서 신수119안전센터의 조종표 팀장은 “33년간 소방서에서 일했는데 교회가 화재대피훈련을 한 것은 처음 본다”며 “훈련을 원하는 교회는 언제든 119에 전화해 대응과를 찾으면 된다”고 안내했다.


 신촌성결교회는 이달 초부터 1부·청년·교회학교 예배 등에서 5차례 대피훈련을 했다. 예배당 단상 아래에는 비상용 랜턴과 메가폰도 비치했다. 


이날은 처음으로 대예배당에서 훈련을 했고 소방차 출동도 요청했다. 화재 발생 시 각자의 역할을 다시 한번 숙지하게 하고 소방차가 원활히 진입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게 이날 훈련의 목적이었다.   


 이정익 목사는 “세월호 참사 이후 불의의 안전사고에 대비할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앞으로 4월16일 안전의 날을 기해 대피훈련을 정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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