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하(75·여·서울 영안교회·사진) 명예전도사가 지난 25일 서울신학대(총장 유석성 교수)에서 역대 최고령으로 학사학위를 받았다. 이날 열린 2013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그는 “나이가 많아 학위가 있어도 크게 쓸모는 없겠지만 그래도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김 전도사는 대한신학교와 수도신학교(구 서울신학대 야간신학교)를 졸업하고 반평생 전도사로 사역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여교역자연합회장과 여성안수추진위원회 서기를 역임하는 등 교단 총회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하지만 학위가 없는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렸다.
“나 자신도 잘 모르면서 성도들을 가르치는 것 같아 하나님께 죄송하고 성도들에게도 늘 미안했어요. 부족한 사람이 교단에서 활동하는 것도 민망했고요.”
그러나 배움의 기회는 좀처럼 허락되지 않았다. 강원도 정선 오지에서 목회를 할 때는 여건상 학교에 다니기 어려웠고, 정선읍내 교회에서 전도사로 섬길 때는 시간이 없었다.
그러다 학점은행제로 운영되는 서울신학대 평생교육원을 알게 돼 2011년 신학과 학사학위 과정에 입학했다. “그 나이에 무슨 공부를 더하려 하느냐”는 핀잔도 들었지만 용기를 냈다.
어려움도 많았다. 강의를 들어도 쉽게 이해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었다. 그는 “그럴 때마다 하나님을 의지했고 기도하다보면 이해가 됐다”면서 “교수님과 학우들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김 전도사는 한 번의 결석도 없이 3년 6개월여 만에 학사모를 썼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김 전도사는 올해 서울신학대 신학전문대학원 후기 모집에 응시해 당당히 합격했다. 최고령 대학원 진학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최종 목표는 박사학위를 따는 것이다. 김 전도사는 “박사학위까지는 못 받더라도 박사과정은 마치고 싶다”면서 “공부하면 할수록 신학을 더 깊이 공부하고 싶다는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이 일을 시키시려 하는데 자격이 안 되면 안 되니까, 하나님께 쓰임 받기 위해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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