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간증을 골판지에 쓴다면 어떻게 쓰시겠습니까.”
미국 텍사스주 힐사이드 크리스천 처치의 타미 폴리츠 목사가 단상에 나와 이렇게 묻는다. 이어 “이것이 나의 간증”이라며 골판지를 들어 보였다. 골판지에는 ‘도둑이자 완전히 망가졌던 자’라고 쓰여 있다. 골판지를 뒤집자 거기에는 ‘(아직도 망가져 있지만 그래도) 지금은 하나님 안에 있는 자’라고 적혀 있다.
그가 한쪽으로 비켜서자 다른 남성이 골판지를 들고 등장했다. 골판지에는 ‘돈과 포르노의 노예’라고 적혀 있다. 골판지 뒷면에는 ‘순종을 통해 자유를 얻음’이라고 쓰여 있다. 또 다른 남성은 앞면에 ‘하나님 등쳐 먹던 강도’, 뒷면에 ‘하나님 손에 이끌린 기부자’라고 적힌 골판지를 보여줬다.
동영상 전문사이트 유튜브에 나오는 이 장면은 2008년 4월 주일 설교 마지막 부분에 담임목사와 교인들 수십 명이 예수로 인해 변화되기 전의 삶(앞면)과 변화된 후의 삶(뒷면)을 골판지에 적어 간증한 영상이다. 미국 노숙자들이 ‘음식이 필요하다’ ‘일자리를 달라’ 등을 골판지에 적어 도움을 청하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영상에서 골판지 행렬은 계속된다. 한 남성은 ‘남성 기독교인은 약해 보여서 싫어하던 자’가 ‘지금은 그 약한 자들 중 한 명’이 됐다고 밝혔다. 한 여성은 ‘필로폰 중독자’에서 ‘지금은 하나님께 중독됨’으로 변모됐다고 적었다. 유모차에 탄 아이와 함께 등장한 부부는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 두 살을 못 넘기고 죽을 것이라는 의사의 선고’를 받았는데, ‘소망 능력 평안 안에서 다음 달에 세 살이 됨’이라고 밝혔다. ‘유죄판결 받은 흉악범’이 ‘성경공부 교사’가 되고, ‘아기가 생기지 않아 너무 힘들었던 삶’이 ‘5월에 아들 입양. 현재 임신 중’으로 바뀌었다는 간증이 이어졌다.
이 영상은 지난 6년간 200여만명이 시청했다. 영어권의 많은 교회가 각자의 버전으로 ‘골판지 간증’을 올리고 있다. 현재 유튜브에서 ‘골판지 간증(Cardboard Testimonies)’을 영어로 검색하면 3만200여개의 영상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SNS 등을 통해 응용되고 있다. 페이스북 사용자인 한상원씨는 “모든 일에 자신감이 없고 원망이 많았다. 이제는 하나님의 은혜로 감사하며 산다”며 골판지 간증의 형식을 빌어 댓글을 달았다. 김동욱씨는 “제가 꿈꾸는 예배의 한 부분”이라고 밝혔고, 류세종 목사는 이 동영상을 공유하며 “여러분의 골판지 간증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한글해석>
<원문>
'내가 쓴 기사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증가교회 ‘갈등 끝’ 4년 만에 아름다운 화해… 담임목사 대물림 싸고 분열됐던 성도들 손잡다 (0) | 2014.09.23 |
---|---|
복지국가에 이런 맹점이 있었네.. 독일교회 목회자들 한국교회 배우려 방한 (0) | 2014.09.04 |
기성 이신웅 총회장 "성결교회 목회자 복음 콘퍼런스를 시작으로 복음확산운동 본격화" (0) | 2014.09.02 |
75세 女전도사 서울신대 최고령 학사학위 받아 (0) | 2014.09.01 |
기성, 제45회 전국 장로회 수양회 막 내려 (0) | 2014.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