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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펌글(표절), 형사 처벌도 가능” / 외부원고

<들어가기>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무위원 인선작업이 한창이다. 국무총리를 비롯해 각 부처의 장관 후보자가 지명되고 있다. 인사청문회가 시작되면 각 후보의 자격을 놓고 왈가왈부할 것이다. 이때 단골 메뉴중 하나가 후보의 학위논문 표절여부다.


표절은 다른 사람의 글을 자기의 글처럼 거짓으로 밝힌 것이어서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힌다. 최근 종교계에서 표절 논란이 큰 이슈인 것도 이 때문이다. 종교지도자는 어느 누구보다 더 깨끗한 도덕성이 요구되고 있어서다.


표절은 이전에 석사, 박사 등 학위 논문을 쓰는 사람이나 책을 펴내는 사람만 관련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우리 모두가 연관돼 있다. 인터넷의 활성화로 많은 이들이 직접 글을 쓰거나 남의 글을 차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표절은 저작권 침해로 이어지기 쉽다. 이런 경우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인터넷상의 글쓰기라고 해서 책임이 줄지는 않는다. 이제 일반인들도 표절의 개념을 이해하고 자신의 글이 표절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것이다.



<표절이란 무엇인가>

표절은 다른 사람의 글이나 생각을 자기 것처럼 거짓으로 발표하는 것이다. 인터넷 위키백과에 따르면 표절은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자기가 쓴 것처럼 기망하는 사기행위다. 다른 사람의 문학작품이나 학술논문의 일부 또는 전부를 베껴 자신의 작품, 논문인 것처럼, 또는 다른 사람의 견해나 생각을 자신의 견해나 생각인 것처럼 발표하는 행위다. 소재는 두가지다. 다른 사람의 글이나 생각을 자기의 글이나 생각인 것처럼 발표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자기의 것처럼 발표하는 것', 이 부분이다. 반어적으로 다른 사람의 글이나 생각을 자신의 것이 아닌 해당 사람의 글이나 생각이라고 발표하면 표절이 아닌 것이다. 이를 출처(출전)를 밝힌다고 말한다. 따라서 표절을 피하려면 그 글이나 생각의 주인을 밝혀주면 된다. 그 구체적인 방법은 아래에 다루겠다.


출처만 밝히면 표절이 아닌가? 그것은 또 아니다. 출처를 밝혔다 해도 자신의 글(특히 논문)의 질과 양을 결정하는 핵심부분이 남의 글과 생각이라면 이 역시 표절에 해당된다. 주요 내용이나 분량의 대부분이 다른 사람의 글인 경우다.



<논문 표절을 구분 짓는 가이드라인>

논문 표절이 사회적 이슈가 되자 정부는 2008년 2월 논문의 표절 여부를 판단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3가지다. 1) 여섯 단어 이상의 연쇄 표현이 일치하는 경우 2) 생각의 단위가 되는 명제 또는 데이터가 동일하거나 본질적으로 유사한 경우 3) 타인의 창작물을 자신의 것처럼 이용한 경우다.


또 표절을 경중으로 구분했다. 1)공유 영역에 속한 저작물을 부당하게 이용하거나 2)주요 내용의 자기 표절 3)과거 저작물과 새로운 저작물을 구분하지 않은 중복게재 등은 '경미한 표절'로 분류했다. 1)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나 표현 내용을 출처표시 없이 사용하거나 2) 짜깁기 3) 연구결과의 조작 4)저작권 침해 가능성이 높은 저작은 '중한 표절'로 구분했다.



<표절의 유형>

표절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다. 김기태 씨의 저서 '표절과 저작권 침해'는 각각의 유형을 소개했다.


첫 번째는 아이디어 표절이다. 처음 아이디어를 낸 이의 공적을 인정하지 않고 그 아이디어의 전체나 일부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수정해 도용하는 행위다.


아이디어에는 설명, 이론, 결론, 가설, 은유 등이 있다. 다른 사람의 연구 제안서 및 기고에서 아이디어를 도용한 경우다. 만약 이 아이디어를 본인의 글에 넣으려면 각주 또는 참고인용 형태로 출처를 밝혀야 한다.


아이디어 표절은 저작권 침해와 분명히 구분된다. 아이디어 표절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되지 않는다. 저작권은 독창적으로 만들어진 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경우에 주어지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는 독창적일지 모르나 표현됐다고 볼 수 없다.


두 번째는 텍스트 표절이다. 다른 사람의 글 일부를 베껴 자신의 글인 것처럼 발표하는 것이다. 저작권 침해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저작권자가 요청하면 민사상 책임뿐만 아니라 형사상 책임도 피할 수 없다.


세 번째는 모자이크 표절이다. 여러 사람의 글 일부를 가져다가 자신의 글인 것처럼 발표하는 행위다. 모자이크 표절도 저작권 침해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네 번째는 아이디어 왜곡이다. 다른 사람의 말, 생각 등을 자신의 말, 생각으로 왜곡시키는 것이다. 이는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할 때 발생한다. 원문의 표현을 그대로 살리지 않고 줄이거나 할 때 원문의 핵심 개념을 훼손하는 경우다. 저작권내 저작인격권에서 동일성 유지권을 침해한 사례에 해당된다.



<표절과 유사하나 표절이 아닌 경우>

앞서 설명한 것처럼 다른 사람의 글이나 생각을 자신이 아닌 해당 각 사람의 글이나 생각이라고 발표하면 표절이 아니다. 출처를 밝히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출처를 밝히지 않아도 발표한 글이나 생각이 다른 사람의 글이나 생각으로 짐작된다면 표절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패러디’가 있다. 패러디는 원전을 밝히고 이를 풍자,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패러디는 주로 익살 또는 풍자가 목적이기 때문에 '희인'이라고도 한다. 보통 패러디된 작품은 패러디했다는 것을 드러내 사람들에게 웃음을 유도한다.


이와 비슷한 것이 ‘오마주’다. 오마주는 다른 사람, 즉 특정 작가를 존경한다는 의미로 특정 장면이나 대사를 모방하는 것이다. 비슷한 작품을 창작하거나 비슷한 대사를 본뜨는 것이 많다. 패러디와 구분해 본다면 패러디는 풍자. 오마주는 존경을 표시하는 게 목적이다.


모방도 표절 같지만 표절이 아니다. 모방은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참고해 새롭게 창작하는 것이다.



<자기표절>

표절에는 다른 사람의 글을 베껴 자기의 글처럼 발표하는 것 외에 자기의 이전 글을 베껴 현재의 새로운 글처럼 발표하는 것도 있다. 이를 자기표절이라고 한다.


자기표절은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자기의 이전 글중 상당부분을 다시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중복게재 또는 중복출판이라고도 불린다.


원전의 저작권이 자기에게 있기 때문에 대개 법적으로 문제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윤리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다. 저작권이 다른 이, 즉 출판사 등에 양도된 경우라면 법적으로 문제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표절이냐 아니냐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정당한 재사용>

일정 부분의 '자기 표절'은 허용되기도 한다. 여기에서는 '자기표절'이라는 명칭도 적절치 않다. 위키백과는 파멜라 샤뮤엘슨이 1994년 정리한 자기 표절의 허용범위를 소개하고 있다. 이는 다음과 같다.


1) 저작을 통해 새로이 기여하는 내용을 위한 바탕으로서 종전에 발표한 내용이 다시 개진될 필요가 있을 때.


2) 새로운 증거나 논증을 논의하기 위해서 종전에 출판한 내용이 다시 제시되어야 할 때.


3) 두 출판물이 겨냥하는 독자층이 워낙 달라서 공표하려는 내용을 전하기 위해서는 재출판이 불가피할 때.


4) 저자가 느끼기에 전에 발표한 내용이나 방식이 아주 좋아서 다르게 말해야 할 필요가 전혀 없을 때.



<표절의 법적 근거>

표절은 윤리적, 도덕적인 영역이다. 표절을 하면 모두 법적 제재를 받는 것은 아니다. 법적 제재를 받을 수도 있고 안 받을 수도 있다.


여기에서 법적 제재를 받는다면 이는 저작권침해와 관련이 있다.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된다. 표절을 저작권 침해의 한 형태로 보면 된다.


표절과 저작권 침해의 영역을 원 그림으로 설명하면 쉽다. 표절과 저작권 침해는 각각 다른 원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이 두 원은 각각 다르지만 겹친다. 이 겹치는 부분이 표절이면서 저작권 침해에 해당돼 법적으로 문제되는 부분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개정저작권법에 따른 상담사례에서 "표절은 일반적으로 두 저작물 간의 실질적으로 표현이 유사한 경우는 물론 전체적인 느낌이 비슷한 경우까지 폭넓게 표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그 안에는 타인의 저작물을 자신이 창작한 것처럼 속였다는 도덕적 비난이 강하게 내포되어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특히, 그 대상이 저작물에 해당하지 않거나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아닌 아이디어의 영역이 유사한 경우까지 표절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창작성 있는 구체적인 표현만을 보호하는 저작권 침해와는 구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표절에 대한 저작권법의 규정>

표절이 실제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할 때는 언제인가. '찾기 쉬운 생활법령정보' 사이트는 여러 판례를 통해 표절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된다고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 요건이 충족돼야 해당 표절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되는 것이다.


1) 침해자가 저작자의 저작물을 이용하였을 것, 즉 창작적 표현을 복제하였을 것.

2) 침해자가 저작자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이를 이용하였을 것

3) 저작자의 저작물과 침해자의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을 것

이는 수원지법 2006.10.20. 선고 2006가합8583 판결에 기초한다.



<저작권과 저작물은>

표절의 저작권 침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저작권, 저작물의 개념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저작권은 은 시, 소설, 음악, 미술, 영화, 연극, 컴퓨터프로그램 등과 같은 저작물에 대해 이를 만든 이가 갖는 권리다. 저작권에는 저작인격권, 저작재산권, 저작인접권이 있다.


저작권은 지적재산권에 포함된다. 지적재산권에는 산업재산권, 저작권, 신지식저작권이 있다.


저작권중 저작재산권은 저작물로 돈을 벌 수 있는 권리다. 저작재산권에는 저작자가 원고를 그대로 출판, 배포할 수 있는 복제 및 배포권, 그 저작물을 2차 저작물로 만들 수 있는 2차 저작물 작성권, 그 저작물을 연극 등으로 공연할 수 있는 공연권, 방송물로 방송할 수 있는 공중송신권 등이 있다.


저작권중 저작인격권은 타인에게 양도되거나 상속될 수 없고 저작자에게만 인정되는 권리다. 출판 등 저작물을 외부에 공표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공표권, 공표된 저작물에 자신의 성명을 표시할 수 있는 성명표시권, 그 저작물이 여러 가지 형태로 이용되는 과정에서 저작물의 제목, 내용 등이 바뀌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동일성유지권 등이 포함된다.


저작권은 부동산과 같이 매매, 임대, 상속이 가능하다. 타인이 저작자의 허락 없이 저작물을 사용하면 저작자는 그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또 고소를 통해 형사상 처벌을 요구할 수도 있다.


저작물은 '독창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저작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전제된다. 독창적일 것, 또 표현된 것이 그것이다. 저작물의 가치가 전혀 없다해도 독창성이 있으면 저작물이 된다. 반면 창업 아이템과 같이 표현되지 않은 것은 저작물이 아니다. 따라서 저작물의 보호 요건도 이 두 가지를 만족시켜야 한다. 독창성을 가질 것, 다른 사람이 알 수 있도록 표현돼야 할 것이다.



<저작권 침해에 따른 처벌>

저작권 침해는 친고죄다. 저작권자가 고소해야 문제시된다. 하지만 영리를 위해 상습적으로 저작재산권을 침해하면 비친고죄가 적용돼 누구나 고소할 수 있다. 저작권을 침해하면 민사상 손해 배상뿐만 아니라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표절이 저작권을 침해한 경우 처벌은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저작권에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이 있기 때문이다. 양쪽 모두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지거나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먼저, 표절이 저작인격권을 침해한 경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할 수 있다. 이는 민법 제750조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에 따른다.


민법 제751조 제1항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그 밖의 정신상 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에 준한다.


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는 '저작권법 제136조제2항'에 따른다. 이와 함께 명예 회복을 위한 조치가 청구될 수 있다.


표절이 저작재산권을 침해해도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할 수 있다. 이는 민법 제750조의 '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에 따른다.


또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는 '저작권법 제136조제1항'에 준한다.



<표절 예방법>

표절을 피하려면 정당한 범위 내에서 공정한 관행에 따라 출처를 밝히면 된다. 더 간단히 말해 허락된 범위 내에서 정해진 방법에 따라 출처를 밝히면 되는 것이다.


허락된 범위는 보도, 비평, 교육, 연구 등을 위해 인용될 때이다. 저작권법 제28조는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해서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정해진 방법에 대해 저작권법 제37조 제2항은 '저작물의 이용 상황에 따라 합리적이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고 정했다. 저작권법은 이를 위반해 출처를 명시하지 않은 자는 그것만으로도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벌금은 앞서 저작권 침해에 따른 벌금(3000만원 또는 5000만원)과 다르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출처표시 방법은 무엇인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일반적으로 본문과 구별되도록 저작물의 제호와 저작자명을 밝히라고 설명한다.


구체적으로 1)전문서적이나 학술논문은 주나 각주 등으로 저작자의 이름, 책의 제호, 발행기관, 판수, 발행연도, 해당페이지를 본문 속에 밝혀야 한다. 2) 번역 등 2차적 저작물은 번역자 등의 표시와 함께 원저작자의 이름과 제호를 표시해야 한다. 3)연설을 인용할 때는 연설자의 성명 외에 연설이 행해진 때와 장소를 명시해야 한다. 4)신문 등 정기간행물의 글은 비교적 간략하게 표시하면 된다. 5) 영상물은 자막에 출처를 명시하면 된다.


인용부분을 개별적으로 표시하지 않고 저작물의 서두나 말미에 두루뭉술하게 참조사실만 표시하면 안 된다. 이는 출처를 명시했다고 인정되기 어렵다.


이처럼 범위, 관행, 출처 명기 등 3가지 사항을 확실히 인지하고 활용하면 표절이라는 오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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