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모습이 사진과 너무 달랐다. 하는 일에 따라 이렇게 달라 보일 수 있나 싶었다. 탈북민 법률·행정 지원 단체인 ‘블루코리아 북방선교회’ 김병철(61) 대표는 목회자 같았다. 온화한 모습이었다. 서울 구로구의 선교회 사무실에서 13일 만난 그의 첫 인상이었다. 하지만 자기소개서 사진 속에 있는 그는 관공서의 장 같았다. 근엄하기 이를 데 없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올 초 백석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4월에 목사 안수를 받았다. ‘경무관급 이상 경찰 출신 1호 목회자’일 것이라고 했다.
강력계 형사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지방경찰청장까지 지냈다. 1981년 경찰간부 후보생으로 경찰에 들어가 일선 범죄현장을 누볐고 경찰청 수사국장, 경북지방경찰청장을 거쳐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2011년 은퇴했다. 2004년 희대의 연쇄 살인범 유영철을 검거한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이 바로 그다.
김 대표는 2014년부터 탈북민 법률·행정 지원 사역을 하고 있다. 그는 “국내에서 탈북민 법률·행정 무료 상담을 하는 곳으론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사역을 위해 지방경찰청장 출신 등 지인 30여명으로 법률자문단을 구성했다. 이후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과 북한 선교관련 콘퍼런스 등에서 탈북민을 소개받아 현재까지 780여명을 도왔다.
“2001년 성북경찰서장을 맡았을 때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탈북민들을 많이 봤어요. 무엇보다 경쟁체제를 이해 못해 노동 강도가 센 일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직을 자주 하는데 이때 법률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법률·행정 지원의 필요성을 알게 됐어요.”
선교회는 영사 업무도 지원한다. 북한을 탈출한 여성 중에는 중국 땅에 머물 때 불가피하게 중국인 남자와 살며 자녀를 낳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한국으로 건너온 뒤에도 중국에 두고 온 자녀에게 송금하고 이들을 보러 중국에도 간다. 그럼 중국인 남자는 여성이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도록 여권을 숨기곤 하는데 이들의 여권 재발급을 선교회가 돕는다.
그는 “탈북민 정착 지원은 돈이 아니라 오랜 시간과 섬김으로 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가 이들을 위해 적극 헌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북민들에 대한 이 같은 지원이 그에겐 북한선교다. 김 대표는 “북한선교가 위축돼 있는 지금이 탈북민에게 복음을 전하고 선교사 훈련을 시켜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인 선교사들이 한국에 의료 교육 복지 교회 선교회가 하나가 돼 선교한 것처럼 우리도 탈북민을 중심으로 북한선교를 위한 통합선교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북방선교를 위한 비전도 밝혔다. 그는 “현재 중국 내 탈북민 선교사 13명을 후원하고 있는데 곧 선교사를 직접 파송할 계획”이라며 “개인 후원자를 200여명에서 1000여명으로 늘리고 경찰선교조직인 ‘교경협의회’와 연계해 북한선교를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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