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2006-05-30|27면 |05판 |문화 |뉴스 |1383자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한국 기독교 인구는 10년 전보다 14만4000명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타종교 인구가 크게 증가한 데 비해 기독교 인구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는 통계는 실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곧 한국교회의 위기요,목회의 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6월5일은 한국교회의 열한번째 ‘목회자의 날’이다. 이날을 제정한 한국교회정보센터 김항안(63) 목사는 올해의 주제로 ‘소명·회개·화해’를 꼽았다.
김 목사는 목회자의 날을 맞아 한국교회의 현실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제2부흥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목회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바로잡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이다. 한국교회 목회자의 80%는 열악한 재정구조 속에 고통당하고 있으며,중·대형교회 목회자들도 심방,설교,집회,자녀교육 등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사회의 시선은 목회자의 부정적인 면에만 머물러 있다.
“어느 목회자는 넥타이를 매고 잠자리에 든다고 합니다. 그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지요. 개척교회 목회자든,대교회 목회자든 모두 나름대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목회는 새벽기도부터 저녁심방까지 이어집니다. 그런데 일부 목회자의 일탈행위는 사회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어요.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영혼구원에 생명을 걸고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목회자의 영성회복을 통해 다시한번 부흥해야 합니다.”
김 목사가 목회자의 날을 제정한 이유다. 그는 스승의날 어린이날 국군의날 어버이날은 있는데 목회자의 날은 없는 것이 섭섭했다. 그래서 11년 전,목회자의 날을 제정해 한국교회에 널리 알려왔다. 처음에는 ‘뭐 그런 날을 또 만드느냐’는 핀잔도 있었지만 지금은 많은 교회가 이날을 지키고 있다.
“평신도들은 자신에게 세례를 준 목회자에게 감사전화를 드려도 좋습니다. 고난받는 목회자,은퇴 목회자,오지의 선교사,병환 중의 목회자,원목과 군목을 위해 한끼 금식하며 기도해 주기 바랍니다. 모든 신자들은 나름대로 아름다운 신앙의 추억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목회자 자신의 영성 회복입니다.”
주의 종으로 기름부음 받은 그날의 감격을 회복하고,예수님의 경건성을 묵상하며,목회를 향한 비전을 새롭게 하는 날로 삼자는 것이다. 김 목사는 목회자가 변하면 설교가 변하고,설교가 변하면 교인이 변하고,교인이 변하면 사회가 변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김 목사는 목회자의 날을 기념해 오는 6월 5∼8일 수원 흰돌산수양관에서 5000여명의 목회자 부부를 초청해 ‘영적각성 목회자세미나’를 갖는다. 독일에서 수학한 김 목사는 그동안 총동원전도주일,전도특공대훈련,알곡찾기운동,사순절동전함 등 한국교회에 널리 확산된 각종 프로그램과 교회용품을 개발해 목회자들 사이에서 ‘아이디어 은행’으로 불린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