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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영성 본받아 새 부흥의 길로… 신디 제이콥스 목사―주광조 장로의 만남

[국민일보]|2006-05-13|22면 |05판 |문화 |뉴스 |1457자

“한국 교회는 순교자의 피로 인해 부흥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복음에 빚진 사람들입니다. 이제 그 빚을 갚을 때가 왔습니다. 우리 모두 부흥을 소망합시다.”

미국의 중보기도 사역자 신디 제이콥스 목사 초청 영성 세미나 마지막 날인 11일 저녁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 이날 입추의 여지 없이 강당을 가득 메운 청중은 단상에 오른 노년의 한 장로를 위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제이콥스 목사는 눈물로 장로를 맞으며 청중과 함께 축복의 기도를 해줬다.


이 장로는 일제시대에 신사 참배에 반대하다 순교한 고 주기철 목사의 아들 주광조(75·극동방송 상임고문 ) 장로였다. 주 장로는 단상에 올라 “아버님은 신사 참배를 거부하다 38년부터 5년4개월 동안 투옥돼 온갖 고초를 겪으셨습니다. 옥중에서 몽둥이 찜질,채찍질 등 상상할 수 없는 고문을 당했지만 신앙적 변절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아버님은 일사각오로 주님을 섬겼습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버님은 1944년 4월21일 순교하시기 전에 어머님과의 마지막 면회에서 ‘나는 가지만 우리 산정현교회 양떼들은 어떻게 하겠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어머님은 ‘가족과 교우들은 염려하지 말고 끝까지 주님을 따르세요’라고 격려했습니다”고 언급했다.


주 장로가 “아버님은 순교하시기 직전 ‘따뜻한 숭늉 한 사발 마시고 싶소’라면서 인간적인 소망을 말하시기도 하셨습니다”라고 말할 때는 제이콥스 목사와 체안 목사 등 미국에서 온 사역자들이 눈시울을 적셨다.


주 장로는 “오늘 우리가 편안하게 믿음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은,한국 교회가 이만큼 부흥할 수 있게 된 것은 순교를 각오하고 믿음을 지킨 신앙 선배들 때문입니다”라면서 “한국 교회는 다시 한 번 순교자의 신앙을 본받아 새롭게 부흥해야 합니다”고 말했다.


이날 주 장로가 집회에 참석하게 된 것은 고 주기철 목사 가족을 만나겠다는 제이콥스 목사의 강력한 소망 때문. 제이콥스 목사는 오래 전에 고 주 목사의 순교 이야기를 전해듣고 감동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이번 방한을 앞두고 집회를 주최한 영동제일교회 김혜자 목사에게 “꼭 고 주 목사님의 유족을 만나고 싶다”고 말해 이번 만남이 성사됐다.


제이콥스 목사는 “한국 교회에는 순교자의 고귀한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그 피가 한국의 기독교를 부흥시켰습니다. 하나님은 오늘 우리에게도 순교를 각오한 신앙을 요구하시고 계십니다. 우리가 순교자의 유산을 받아들일 때 새로운 부흥은 이뤄질 수 있습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고 주 목사님의 신앙으로 인해 주 장로님의 가문이 대대로 복을 받을 것이며 한국 교회는 쓰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축복했다. 주 장로는 “긴 생애를 살아왔지만 오늘처럼 환영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백광진(잠실동교회) 목사는 “참으로 감동적인 순간이었다”면서 “순교자의 영성을 회복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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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맨 위 제목부터 읽는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몇자 적는다. 


보통 문패제목이 있을때 큰 제목은 문패의 딸린 제목으로  생각한다(아래 내용 참조). 그런데 여기에서 간과해서 안될 것은 독자는 맨위 제목부터 읽는 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문패를 보고 큰 제목을 볼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라서 제목을 달때 큰 제목부터 읽히도록 달아야 한다.



참고로 헤드라이닝 책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2) 문패제목과 큰 제목과의 관계 

각 일간지를 비교해 다음과 같은 가설을 얻었다. 형태상 3가지가 있는데 활용 범위가 크다.


첫째 문패는 명사절이 되고 큰 제목은 동사구 형태가 된다. 이때 명사절은 주격, 큰 제목은 이 된다. 또는 보격이 된다. 형태상으로 도치해서 읽힌다고 본다. 다만 큰 제목만으로 독립된 정보를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또 문패를 기준으로 큰 제목을 생각한다기보다 주요지에 근거해 큰 제목을 정한 후 문패를 다는 것이 좋다.


%대학들 우수학생 잡기(는) 

수업료 면제에 

책값·연수 지원(이다)

(중앙일보 12.15)


정권따라 검찰요직 춤췄다 

%본보 92년이후 전국검사 신상정보(를) 첫 분석

(동아일보 12.15)


문패는 주격, 큰제목은 서술격임을 보여주고 있다. 


‘전국검사 신상정보가 정권 따라 춤췄다’인데 검찰 요직을 큰 제목에 넣어 큰 제목만으로 독립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문패와 큰 제목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대졸 31% 단순노무직 취업 

%올 3분기 ‘고용동향’

(동아일보 12.14)


‘올 3분기 고용동향은 대졸 31%가 단순노무직으로 취업했다’고 읽힌다.


둘째, 큰 제목이 문패를 꾸미는 형용사절일 때다.


우중충한 우리학교 ‘푸르게 푸르게’

%아름다운 학교운영본부


큰 제목이 형용사절이다. 우중충한 ‘우리학교를 푸르게 푸르게 하는 아름다운 학교운영본부가 있다’가 주요지이다. 


셋째로 문패가 부사절일 때를 들 수 있다. 부사절로서 원인·결과·전망 등이 된다. 문패제목(으로), 문패제목(에선)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세계車업계 구조조정 ‘칼바람’

%고금리․고유가․과잉생산등 ‘5중고’

(경향신문 12.14)


연결해 읽으면 고금리·고유가·과잉생산 등 ‘5중고’(로) 세계車업계 구조조정 ‘칼바람’ 분다가 된다. 육하원칙론에서 보면 세계車업계 구조조정 ‘칼바람’ 부는데 ‘왜냐하면 고금리 등 5중고 때문이다’라고 볼 수도 있다.


18일 선거인단 투표 ‘반란표’여부 관심

%남은 절차는 

내달 6일 의회서 결과 공개


‘남은 절차(에선) 18일 선거인단 투표 반란표여부가 관심이다’가 된다. 사실 큰 제목 ‘18일 선거인단 투표 반란표여부 관심’만 가지고도 문패 없이 큰 제목이 가능하다.


소외학생 보듬는 ‘도시락사랑’

%수원 영덕고 이영규교사


연결해 읽어보면 ‘수원 영덕고 이영규 교사에겐 소외학생 보듬는 도시락사랑이 있다’가 된다. 또는 두 번째 경우처럼, 소외학생 보듬는 ‘도시락사랑’을 지닌 수원 영덕고 이영규 선생님이 있다라고 읽힐 수 있다. 또는 ‘소외학생 보듬는 ‘도시락사랑’이 있다. 그는 수원 영덕고 이영규 교사다.’라고 읽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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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찾아가는 아이들,감사할 뿐이죠… 위탁아동 양육하는 임영미 사모

[국민일보]|2006-05-12|29면 |05판 |문화 |뉴스 |1405자

“사랑에도 유전인자가 있나 봐요. 우리 주형(6)이는 아빠,우리 재형(4)이는 저를 닮았다네요.”

위탁아동 2명을 맡아 하나님 사랑을 실천하는 인천 석남2동 시민장로교회의 임영미(40) 사모. 1년4개월을 함께 생활하면서 ‘우리’라는 말이 늘 입에 붙어 있다. 아이들이 잘생겼다는 자랑도 여간 아니다.


남편 이수대 목사가 아동 사역을 하고 있지만 위탁은 생각지도 못했었다. 우연히 복지재단에서 실시하는 위탁부모 교육에 친구를 따라간 것이 계기가 됐다. 교육이 끝났을 때 ‘내 일이구나’라는 느낌이 왔다. 친자녀 예슬(14)이와 윤우(13)가 아직 어리지만 어머니 손이 약간은 덜 필요할 때인 지금 해야 할 일이라고 확신했다.


임 사모를 만나기 위해 교회에 들어섰을 때 예배당은 공부방 같은 느낌을 줬다. 맞벌이 부모를 둔 동네 아이들 40여명이 공부하고 있었다. 변두리 4층 건물의 2층에 자리잡고 있는 교회는 20평 남짓한 공간에 사랑이 넘쳐흘렀다.


“아이들이 웃음을 찾아가고 있어요. 감사할 뿐이에요. 주형이가 ‘엄마,나 떼놓고 어디가? 나 버리는 거 아니지?’라고 물어서 시장도 혼자 못 갔어요.”

주형이와 재형이 친아버지는 오래 전에 행방불명됐다. 친어머니는 정신질환으로 아이들을 거의 키우지 못했다. 말없이 집을 나가 안 들어오기 일쑤였고 아이들이 위탁된 뒤에는 자취를 감췄다. 어린이날이나 명절에는 친부모와 위탁아동이 함께 지내기도 하지만 이들에게는 그런 적도 없다. 위탁된 아이들은 대부분 경찰서나 동사무소를 통해 복지재단으로,복지재단에서 다시 위탁가정으로 이사한다.


“위탁가정에서라도 가족 사랑이 무엇인지 알면 소년원 같은 곳에 가지는 않는데요. 아이들에게 사랑을 가르쳐줄 수 있어 감사해요. 대단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불쌍한 아이의 엄마가 돼준다는 건 축복”이라며 임 사모는 연방 손사래를 쳤다.


어려움도 있다. 두 아이 모두 아토피가 심하다. 재형이는 천식도 있다. 천식으로 1차와 2차 진료기관,종합병원 중환자실까지 6시간을 헤매다 입원한 적도 있다. 의사 선생님이 생명이 위험하다고까지 했었다. 천식을 평생 달고 살아야 한다니 임 사모는 가슴이 멘다.


임 사모는 주위사람들의 고마움도 잊을 수 없다. 쌀과 옷을 챙겨주는 이웃,세심하게 아이들을 관리해주는 복지사,무료로 치료해주는 병원이 없었던들 아이들을 잘 키우기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한다.


임 사모에 가장 힘든 건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이다. “위탁아동이라고 일반 아이와 다르게 대하는 병원들도 일부 있었어요. 한번은 주형이 재형이게만 사탕을 안 주더라고요. 한바탕 싸웠죠.”

그래도 많이 좋아졌다고 감사하단다. 임 사모는 “주형이 재형이의 마음속 상처가 성장하면서 치유되었으면 하는 게 소망”이라며 “우리 크리스천들이 위탁가정으로 많이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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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쉼터 ‘발아의 집’ 개원

[국민일보]|2006-05-09|26면 |05판 |문화 |뉴스 |330자

(사)행복을 만드는 사람들(대표 박필)은 최근 가족 쉼터이자 자연 치유 체험의 장인 ‘발아의 집’을 개원했다.경기도 여주의 남한강변 3300평 대지 위에 세워진 ‘발아의 집’은 175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미나실과 숙소로 이뤄져 있다. 또 1200평의 잔디장과 자연 방목 동물원,자전거 하이킹 코스도 마련돼 있다. 원하는 사람은 무공해 밭에서 땅콩 옥수수 등을 직접 재배할 수도 있다.


박필 대표는 “가족사랑학교과 부부사랑학교,영성수련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단체나 교회가 요청해오면 인생·행복·가정을 주제로 한 특강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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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중동포 선교사 부인 안타까운 암투병… 전마리씨 병원비 부족 애태워

[국민일보]|2006-05-06|23면 |05판 |문화 |뉴스 |423자

중국 장쑤성 이다윗(가명) 조선족 선교사 부인 전마리씨가 자궁암 수술 후 투병중이나 병원비가 부족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1988년 한국에 와서 1996년 중국에 파송된 이 선교사는 옌볜에 이어 장쑤성 모 도시에서 선교 사역을 하던 중 지난 2월 아내 전씨가 자궁암에 걸린 사실을 알았다. 전씨는 1차 수술에서 전이가 확인돼 자궁 맹장 임파선 등을 절제했고 현재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수술비는 친척들이 마련해서 보냈으나 문제는 6차까지 해야 하는 항암 치료비. 몇년전부터 한국 모교회의 후원이 끊긴 상태에서 자비량으로 사역하던 중이라 더 막막하다. 이 선교사를 돕기 위해 나선 서울 동북복음교회 이은규 목사는 “한국 교회의 기도와 후원이 절실하다”며 “투병에서 승리해 다시 사역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고 말했다(02-858-2630).


전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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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28개 보육원어린이돕기… 20일 작은걸음큰사랑대회 개최

[국민일보]|2006-05-05|23면 |05판 |문화 |뉴스 |345자

작은걸음 큰사랑 운동본부(대표 모연구 목사)는 오는 20일 안산 사동 시립감골 시민홀에서 제8회 작은걸음 큰사랑대회를 개최한다. 이 대회는 경기도내 28개 보육원 어린이들을 돕는다는 취지의 행사로 마련됐다. 올해는 가수 이지훈이 함께 하는 사랑의 콘서트와 세계 태권도 선교단의 태권도시범 등 여러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각자 구입한 저금통에 동전을 모아 직접 기부하거나 콘서트 티켓(5000원)을 구입하면 된다.


모연구 목사는 “작은 정성이 모여 큰 힘을 낸다는 자세로 최선을 대해 준비한 의미있는 행사”라며 “관심을 갖고 많이 참석해 달라”고 당부했다(031-418-2193).


전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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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도소 건립 초교파적 성원에 감사”…1일 아가페기독교교도소 감사예배

[국민일보]|2006-05-02|26면 |05판 |문화 |뉴스 |915자

기독교교도소 건립 사업을 총괄하는 재단법인 아가페가 1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아가페기독교교도소 건축 준비 감사예배를 드렸다. 이날 예배에는 소망교회 곽선희 원로목사와 광림교회 김선도 원로목사,왕성교회 길자연 목사,천정배 법무장관 등 교계 지도자와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아가페 이사장 김삼환 목사는 인사을 통해 “초교파 연합사업에 기도와 성원을 아끼지 않은 한국 교회와 성도들에게 감사 드린다”며 “건립 비용 300억원중 현재 140억원이 약정된 상태로 나머지 부분도 하나님께서 채워주실것”이라고 밝혔다.


소망교회 곽선희 원로목사는 “아가페는 사랑이 넘쳐 모든 허물이 생각나지 않을만큼 사랑하는 것”이라며 “아가페 교도소를 통해 수용자들이 새 사람으로 태어나는 엄청난 역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예배는 (재)아가페 이사장인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의 사회,예장통합 총회장 안영로 목사의 기도,소망교회 곽선희 원로목사의 설교 순으로 진행됐다.


아가페측은 교도소 건립 비용 총 300억원 가운데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의 후원금 21억원과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13억여원,금란교회 김홍도 목사 5억원 등 62억원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아가페측은 또 일정대로 2008년 완공을 목표로 다음달 아가페교도소가 착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가페측은 수용자와 가족의 복음화,출소자 재범률 5% 이내,궁극적인 가족공동체 회복 등을 목표로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 일대 6만5000평의 부지를 매입,민영 교도소설립을 진행중이다.


이를 위해 아가페측은 경기도 여주교도소에서 기독교교도소 1·2차 시범운영 프로그램을 실시해 재소자 12명이 세례 받는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또 이 프로그램의 핵심 역할을 담당할 자원봉사자 전문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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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이스탄불 / 동양과 서양…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

[국민일보]|2005-06-02|19면 |05판 |생활·여성 |기획,연재 |1871자

터키의 아타튀르크 공항 도착 20분전이다. 비행기 창밖에는 오렌지빛 가로등이 길게 뻗어 있고 군데군데 솥뚜껑같이 생긴 지붕의 모스크와 보스포러스 해협이 멀리 보인다. 동양과 서양,비잔틴문화와 이슬람문화,옛 것과 새 것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이스탄불의 황홀한 야경이다.


유럽과 아시아의 유일한 가교였던 이스탄불은 비잔틴 제국으로부터 오스만 왕조에 이르기까지 무려 1700년 동안 수도였던 곳이자 인류 5000년 역사의 문화유산들이 아직도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이곳을 일컬어 ‘인류문명의 옥외박물관’이라고도 했다.


◇톱카피 궁전·아야 소피아 박물관·술탄 아흐메트 사원=15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500년 동안 오스만 튀르크 술탄들이 거주했던 톱카피 궁전은 비잔틴문화와 이슬람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비룬(외궁)과 엔데룬(내궁),하렘(궁정 여인 주거 공간)으로 이루어진 궁전엔 왕족,고관,군인 등 약 5000여명이 살았다고 한다.


톱카프 궁전 앞에는 아야 소피아 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문명과 문명이 만나 어떻게 공존했는지를 보여주는 곳으로 ‘성 소피아 성당’이라고도 불리는 박물관은 916년 동안은 성당으로,481년 동안은 이슬람 사원으로 이용됐다.


오스만제국의 술탄 아흐메트 1세는 이슬람이 비잔틴보다 우월한 문화임을 보여주기 위해 소피아 성당을 능가하는 사원인 술탄 아흐메트 사원(벽에 99가지의 푸른 타일을 사용해 블루모스크로도 불린다)을 아야 소피아 정면에 짓게 했는가 하면 소피아 성당도 개조했다. 4개의 첨탑을 새로 세웠고 벽면에 회칠을 한 뒤 코란을 써 넣었다. 현재는 회칠을 벗겨내 장엄한 기독교 성화를 다시 볼 수 있다.


◇보스포러스 해협=30㎞ 길이의 보스포러스 해협은 옥외 박물관 관광 코스다. 유람선을 타고 에미뇌뉘에서 출발해 2개의 보스포러스 대교를 지나 돌아오는 1시간30분 동안 도르마바흐체 궁전과 베일레르베이 궁전(술탄 여름별궁),루멜리 히사르(1453년 요새)등이 연속으로 눈에 들어온다.


특히 영화 007에서 보았던 크즈탑이 눈길을 끈다. 돌섬 위에 만들어진 이 성채는 비잔틴 황제가 한 점술사의 저주로부터 공주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뱀에 물려 죽는다는 저주를 피하기 위해 바다에 거처를 둔 것. 그런데 공주가 성년이 되던 날 공교롭게도 황제가 보낸 음식 바구니에서 뱀이 나와 결국 공주가 죽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1층은 레스토랑,2층은 전망대와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피에르 로티 카페=골든혼 상류에 위치한 피에르 로티 카페는 옆의 무덤과 함께 전설적인 사랑이 전해져 오는 곳이다. 1876년 프랑스 해군무관 피에르 로티는 이스탄불 주재 프랑스 상무관에 부임한다. 그는 이스탄불에서 아지야데라는 한 여인을 만나 서로 사랑하지만 결실을 맺지 못한다.


훗날 유명한 소설가가 된 그는 이스탄불로 돌아와 아지야데의 묘지가 있는 이 카페를 늘 찾았다고 한다. 그리고 터키인들은 이 카페의 커피를 마시며 그들의 사랑을 기억한다고 한다. 피레르 로티 카페의 커피는 터키식 커피인 카흐베. ‘커피탕’에 가까운 쓴 맛이지만 한 잔의 커피에서 낭만과 여유가 느껴진다.


◇그랜드 바자르와 탁심광장=4000여개의 가게로 이루어진 그랜드 바자르는 출입문만 20개가 넘는다. 터키어로 ‘카파르 차르쉬’라고 불리는 그랜드 바자르는 ‘덮여있는 시장’이란 뜻으로 시장 그 자체가 볼거리다. 이스탄불의 번화가를 찾는다면 탁심광장으로 가볼 일이다. 광장 남쪽으로 뻗은 이스티크랄 거리엔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그 속에서 젊음이 있는 또 다른 터키를 만날 수 있다.


터키항공(02-777-7055)은 인천과 이스탄불을 잇는 직항편을 주2회(월,토요일 인천 출발) 운항한다. 6월30일부터 9월8일까지는 한시적으로 목요일 항공편을 추가한다. 11시간40분 소요.


이스탄불(터키)=글·사진 전병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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